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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포럼-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노동시장 구조개혁, 장기적 접근 필요
뉴스종합| 2017-04-21 11:20
우리나라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지금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제도와 규칙, 거래방식 등 시스템 개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가 저성장 체제로 접어듦에 따라 일자리의 창출과 유지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위해 시급하다. 적정한 일자리 부족과 미스매치로 청년층이 일자리 고통을 가장 많이 겪고 있지만 은퇴과정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준비 안 된 그러나 긴 노후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라게 될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소득분배의 악화는 늘어가는 가계부채와 함께 단기간에 개선될 기미가 없다. 개발경제 반세기를 지난 우리의 성장-고용-분배시스템이 총체적 위기 앞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일자리의 소멸과 노동시장 내 불평등의 확대라는 사회적 위험의 발생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혁명적 변환기에 들어서게 될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시스템의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대비 등 두 가지 과업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야하는 아주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된다.

일자리의 질적 저하없이 더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산업, 기업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면서도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임금과 소득분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어떻게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 청년층에게 더많은 고용기회가 돌아가게 하면서도 중장년층이 보다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방법은 뭔지 등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 난제들을 쉽게 생각하고 단기적 접근을 한다거나 구조적 문제의 한 측면만 보고 편향된 정책을 추진한다면 어떤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제자리걸음이 되기 십상일 것이다. 종합진단과 처방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구조개혁과 제도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개혁과정에서 갈등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십이 첫 번째 필수요건이다.

어떤 제도나 시스템이라도 기득권과 경로의존성이 강해 그것을 개혁하거나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제도개혁 과정에서 결과에 대한 과욕은 중요한 개혁과제들에 대한 섣부른 단기적인 접근을 낳고 균형감을 잃은 정책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부수효과들을 낳게 되는 것을 우리는 반복적으로 보아왔다. 이런 시행착오가 다음 정부에서는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가 창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개혁, 그간 소득불평등의 주요인으로 작용해 온 노동소득분배율의 개선,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빈곤노동의 해소, 중국 등 추격자들에 둘러싸인 한국 경제와 기업의 국제경쟁력 유지는 서로가 얽혀있는 구조적 문제들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균형잡힌 시각과 장기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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