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반
“유커 덜 와도 괜찮아”…제주 입도객 더 늘어
라이프| 2017-04-23 12:58
한한령 이후, 중국인 74% 급감

다른 손님 늘어,1~4월 2.3% 증가

깔끔해진 제주, 中 의존 낮추기로



[헤럴드경제, 제주=함영훈 기자] 요즘 제주도내 관광지에 가면 우리나라 수학여행단 학생들의 싱그러운 재잘거림, 제주에 매력을 느낀 일본ㆍ동남아 등지 외국인들의 편안한 감탄사가 대표적인 풍경이다. 요란한 중국 본토 말투와 한국인 서비스맨들과 불필요한 승강이를 벌이는 유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품위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만 제주를 찾고, 전체 제주 여행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커가 급감하면서, 한국과 일본, 동남아, 유럽 등지 여행객들은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제주의 여행환경이 깔끔하고 쾌적해지면서 중국 이외 지역의 입도객들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제주의 대중국 의존도를 35% 수준으로 확 낮추기로 했다. 그 대신, 어렵게 제주를 찾아준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23일 문체부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2일부터 4월 20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9만432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5만7550명)보다 무려 73.6% 감소했다.

그러나 1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제주도에 들어온 국내외 관광객은 모두 430만2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33.3% 줄고, 다른 나라 여행객은 늘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27.7% 줄어드는데 그쳤다. 내국인 관광객은 9.5% 늘었다. 중국인을 빼곤, 다른 국가,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모두 증가한 것이다.

지난 22일 제주공항엔 국내 수학여행단 학생들로 북적였다. 과거 같았으면 유커들의 높은 목소리가 공항을 울리게 했을 것이다.

제주도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525개 학교 12만9000명의 학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고 보면 비싼데만 비싸고, 대부분 육지의 일반 식당과 가격이 비슷하지만, 제주도는 음식, 골프장, 숙박 등 여행분야 업장에서 전방위적인 파격 세일에 나섰다. ‘봄 향기 4월, 제주로 옵서예’라는 슬로건을 걸고 관광숙박업과 시설 관광지, 기념품업, 골프장, 관광식당 등 도내 861개 업체가 참여해 최대 65% 할인을 해주는 ‘그랜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5월이면 만개할 한라산 철쭉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20~21일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행사때 제주를 방문, 한한령(限韓令) 이후 제주도 등이 벌인 시장다변화 노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 시장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이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진 35% 정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번 위기는 중국 시장의존도를 낮추는, 한국 관광 체질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여행지의 중국인 과점(寡占) 현상이 크게 후퇴하면서 우리나라의 관광 환경이 좋아졌고, 이 때문에 내국인과 다른 나라 손님들의 한국내 여행이 늘어난 것은 예상치 못한 ‘한한령(限韓令)의 이점(利點)’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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