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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빛바랜’ 신탁전쟁...ELT 쏠림 극심
뉴스종합| 2017-04-24 09:47
ELS 변형상품 판매順 순위
KB 5조,하나 2.4조,우리 2조
양적 팽창...질적으론 ‘답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은행권이 대표적인 신탁상품인 ELT(주가연계신탁)를 조 단위로 판매하면서 1분기에만 수 천억원 대의 수익을 거뒀다. ELT 인기가 높아 올 신탁시장이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ELT 쏠림이 극심해 은행들간의 질적인 신탁경쟁은 빛이 바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탁시장을 주도한 것은 KB금융이었다. KB금융은 올 1분기 신탁수수료만으로 1246억원을 벌어들였다. 신탁수수료가 1000억원이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4억원)에 비해 56.9% 급증한 수준으로, 전분기(901억원)에 비해서도 38.3% 늘었다. 전체 수수료 수익(520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까지 확대됐다.


KB금융의 신탁수입 급증은 ELT가 판매 호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 1분기 ELT로만 5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지난해 전체 ELT 판매량이 9조원임을 고려하면 1분기에만 전년도 실적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그간 신탁시장에서 고전했던 우리은행도 1분기 ELT만 2조493억원을 파는 등 선전하면서 신탁 수수료로 34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130억원)에 비해서는 161.5% 급증한 것으로, 전분기(220억원)보다도 56.5% 많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신탁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신탁 수탁 잔고를 배 이상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와 신탁 수탁고에서 1~2위를 다투는 하나금융도 1분기 신탁수수료로 540억원을 벌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기간(345억원)보다 58.2%, 전분기(430억원)보다는 26.9%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금융도 1분기에 ELT를 2조4000억원을 판매하는 등 KB금융 다음으로 많이 팔아 짭잘한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신한지주는 신탁이익으로 378억원을 버는데 그쳤다. 물론 증감률로만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234억원)보다 61.6%, 전분기(360억원)보다는 5.2% 늘어난 것이지만, 경쟁사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분석이다. 신한도 1분기 ELT 판매량이 1조2364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전체(1조8070억원)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ELT 등 신탁상품이 저금리 시대의 대체 투자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최근 주가 수준도 양호해 조기상환이나 재가입 등이 늘면서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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