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역적' OST 만든 안예은은 독서광이다
엔터테인먼트| 2017-04-27 08:43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조용하면서도 활발한 음악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SBS ‘K팝스타 시즌5’ 준우승을 차지했던 안예은은 자작곡 9개를 담은 정규음반을 발매했다. 지난 23일에는 300석 규모의 소극장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또 MBC 월화극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OST를 만들고 불렀다.


“우리에게 봄이 온다면 따스한 하늘이 우리를 감싸면 그 날이 온다면 나는 너의 무릎에 누워 꿈을 꿀 거야”로 시작하는 메인 테마곡 ‘봄이 온다면’은 태평소 소리까지 들어간 편곡으로 드라마 ‘역적’의 분위기를 강하고 경쾌하게 만든다. 국악적인 감성과 독특한 목소리와 창법 등 안예은만의 스타일이 사극과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역적’의 김진만 감독님이 기획단계에서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노래를 10곡 정도 드렸는데, 제 노래가 계속 나올 때에는 흥분돼요. 영상음악은 저의 최종목표였는데, 숙원과제를 너무 빨리 풀어버린 것 같아요.”

안예은은 초등학교때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동네에서 피아노를 배웠지만 흥미를 못느꼈다. 중학교때 자우림, 러브홀릭, 체리필터, 엑스재팬 등 밴드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매료돼 다시 피아노를 치게됐다.

그러다 고교 2학년때 작곡을 음악학원에서 입시용으로 준비했다. 동아방송대에 진학한 안예은은 홍대앞 라이브공연을 1년반동안 했지만, 집에서 멀어 동네 사무직 알바를 하게됐다.

하지만 곡을 만드는 뮤지션이 ‘아침 출근 저녁 퇴근’이 맞을 리가 없었다. 그러던 중 ‘K팝스타5’에 참가하게됐다.

“‘K팝스타5’에서 떨어지면 음악을 안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운좋게도 제 노래를 계속 들려줄 기회를 잡게됐고 준우승까지 하게 됐어요.”

안예은은 ‘빠순이’ 출신이며 덕후다. 동방신기를 쫓아다녔고, 배우 조정석을 팬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달그림자’는 조정석의 영화 ‘역린’을 보고 만든 노래다. 영화 ‘킹스맨’의 에그시 역으로 나온 태런 에저튼도 좋아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단정한 양복을 입고 나오는 ‘역적’의 김상중에 대해 “‘킹스맨’ 한국지부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말한다.

“제 팬카페가 있다는 걸 엄마가 알려주고, 디시인사이드에 제 이름를 검색해보기도 해요. 모두 다 감사해요. 제가 빠순이 출신이라 팬 심리는 잘 알아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팬에게 아는 척을 해주려고 해요.”

안예은은 음악 가정이라 할 수 있다. 가구 사업을 하는 아버지는 고교 밴드 출신이며, 어머니도 노래를 좋아한다. 고모는 파이프 오르간을 친다.

“제 음악을 안예은스럽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던데요, 조금 독특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노래를 미친 수준으로 많이 듣고 해보고 싶은 장르가 많아요, 그래서 1집에 많이 넣었어요. 사극 음악과 영국 록 뮤직, 사이키델릭 등 다양함을 제가 녹여내는 게 안예은스러운 거겠죠. 한국에서 못 본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나가고 싶어요.”

안예은은 작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오브제를 활용하는 작사법은 배워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연마한 끝에 만들어졌다. ‘호구’, ‘하얀 원피스‘ , ‘홍연’, ‘말을 해봐’, ‘미스터 미스터리’ 등에서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연작시’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하얀 원피스’는 남자친구와 헤어진후 기념품으로 받은 품목을 모두 버리고 하나 남은 하얀 원피스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가사로 담았다.

안예은의 어머니는 “예은이가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안예은도 “인터넷 게임과 영화를 좋아하지만, 세계사, 철학 등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고 했다.

“제 음악에 독서의 영향이 엄청나게 큽니다. 슬픈 걸 표현한다고 해도 책을 읽어놓으면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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