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절음발이’ 건설사들…집 장사는 성큼, 해외선 쩔쩔
부동산| 2017-04-27 09:30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건설사들이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할 외형성장은 정체됐단 점에서 해외 수주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최근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65%, 148.3%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4.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27일 오후에는 대림산업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대림산업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국내 주택부문의 공이 크다. 반면 한 기업, 개별 산업을 넘어 국가 경제의 큰 버팀목인 해외건설은 주춤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1분기 큰 폭의 이익성장에 비해 매출액 증가는 한 자릿수에 그친 이유다. 2014년까지 연간 600억 달러 규모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해외건설 수주는 2015년 30.1%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81억 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중동 지역 수주 급감 탓으로, 2016년 중동지역 수주액은 106억 달러 규모로 1년새 44%나 급감했다.


대형건설사들의 해외매출 역시 이에 따라 감소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2004~2015년까지 12년간 연평균 21%의 해외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4년 -13%를 기록한 뒤 줄곧 내림세다. 수익성도 악화돼 지난 12년 평균 해외원가율은 89%인데 비해 2015년에는 95%로 높아졌다. 저가수주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일회성 비용에 따른 손실까지, 해외 수주가 금덩어리에서 골칫덩어리로 바뀐 셈이다. 반면 2015년 주택분양 분문의 원가율은 지난 12년간 연평균(83%) 아래로 내려왔다. 건설사가 이익 증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성장을 통한 톱라인 성장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건설사들의 고전과 달리 해외 건설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 산업조사 전문 연구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nt)에 따르면 글로벌 건설시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 7.8%의 고정장을 이어가 2020년에는 12조6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주공략지인 중동ㆍ아프리카 건설시장의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0.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아온 부실 해외 공사 역시 지난해 상당부분 손실을 반영함으로써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기존의 플랜트에 집중된 도급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에 집중된 단순 도급방식의 플랜트 공사는 유가 및 경기변동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된데다 국내 기업 간 수주경쟁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건설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돌파구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공종 전환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가 사업개발과 지분투자는 물론 완공 후 운영까지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회계법인 삼정KPMG가 세계은행의 ‘민간투자 인프라 프로젝트’(PPIㆍPrivate Participation in Infrastructure)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민간투자개발형 프로젝트 당 평균 수주금액은 2012년 약 2억 달러에서 2015년 약 3억4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2014년을 기점으로 투자건수는 감소했지만 투자금액은 감소하지 않으면서 예전보다 대규모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자금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물론 중동 국가들 역시 유가 하락으로 시공자에게 자금조달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면서 금융을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임근구 삼정KPMG 건설산업 본부장(전무)은 “최근 해외건설시장에서 아시아권역을 중심으로 투자개발형 사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시공사에게 자금조달까지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이 결합된 투자개발형 사업모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