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무서운 알코올중독…술에 의존하면 혈압 쭉쭉 올라갑니다
라이프| 2017-04-28 08:27
-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7명 고혈압
-알코올환자 고혈압 비율, 건강 성인의 2배
-알코올이 혈압 상승 유도하기 때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혈압 수치가 높아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 50대 직장인 김씨는 업무상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술을 먹게 된다. 그런데 술을 먹은 다음 날에는 혈압이 평소보다 오르는 경우가 많아 약을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술을 먹게 되면 심장도 빨리 뛰게 되고 음식도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돼 되도록 술자리를 줄이려 하지만 김씨에게 이는 쉬운 것이 아니다.

고혈압은 심장질환, 뇌혈관질환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혈압을 2회 이상 측정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데 술에 의존하는 사람일수록 고혈압 위험에 더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이 지난 3월 본원에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환자 245명을 조사한 결과 고혈압 환자는 71.5%에 해당하는 175명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27.9%로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걸릴 만큼 흔한 질환이다. 지난해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752만명, 환자 평균 연령은 63.3세였다. 하지만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2.5배나 많이 고혈압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알코올은 혈관건강에 치명적인 요인 중 하나로 혈관 탄력성에 변화를 줘 혈압 상승을 유도한다”며 “술을 마실수록 고혈압의 위험도는 계속해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당량의 술은 심장과 혈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당량이란 남성은 하루 2잔 이하, 여성은 1잔 이하를 뜻한다. 전 원장은 “한두 잔의 술이 혈압이나 심장질환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비슷한 효능을 지닌 식품은 얼마든지 있다”며 “굳이 1급 발암물질인 알코올을 마실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주는 고혈압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고혈압 환자에겐 혈압약의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술은 가장 멀리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혈압이 특별한 증상 없이 악화되거나 방치되기 쉽다는 것이다. 전 원장은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자각이 어려워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중증질환을 겪은 후에야 깨닫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은 일단 발생하게 되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방치할 경우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으니 알코올 문제를 지닌 사람이라면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아 알코올 치료와 함께 내과 치료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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