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봄철, 발 보호령 ①] ‘하이힐 여성’ 위협…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라이프| 2017-04-28 10:00
-2030 여성, ‘하이힐病’ 무지외반증 걸리기 쉬워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 통증을 일으켜
-여성 환자 85%…“구두, 5㎝ 이하 낮은굽 좋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회사원 박모(33ㆍ여) 씨는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부터 10년 넘게 하이힐을 신어 왔다. 하이힐을 신으면 키가 커 보이기 때문에 당당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특히 날씨가 따뜻한 봄이 되면 ‘패션’을 위해 하이힐을 더 자주 신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발의 통증이 심해졌다. 살펴보니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었고 발 모양도 변형됐다. 최근 병원을 찾은 결과 장기간 하이힐 착용에 따른 무지외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일교차가 크긴 하지만 낮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서 최근 봄철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박 씨처럼 하이힐 등 부적절한 신발 착용 등으로 발 건강을 위협받는 사람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발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순환 등이 원활하지 못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족부 질환까지 발생해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하이힐을 장기간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힘찬병원]

특히 날씨가 포근해지는 봄이 되면 20ㆍ30대 여성들은 패션을 돋보이게 해주는 하이힐을 자주 신는다. 하이힐은 외관상 아름다움을 더해 주지만 오랜만에 착용하거나 장시간 신게 되면 높은 굽으로 인해 발에 무리가 간다. 심할 경우 ‘하이힐 병’이라고도 불리는 무지외반증이 발생할 수 있다.

변우진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상태에서 심하게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며“유전적 원인이나 평발, 관절의 과도한 유연성, 발이 넓은 경우 등 선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 발에 꽉 맞거나 굽이 높은 구두를 장기간 착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진료 인원 중 여성이 84.7%(4만7366명ㆍ2013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에게 특히 발병률이 높다.

변 원장은 “체중이 75㎏인 사람이 맨발, 5㎝ 굽, 10㎝ 굽의 하이힐을 신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체중 부담을 조사한 결과, 맨발일 경우 발가락 앞과 뒤에서 받는 체중 비율은 1대 3이었지만 5㎝ 굽일 때는 1대 2, 10㎝일 때는 앞쪽의 부담이 2대 1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굽이 높을수록 발 앞쪽과 발가락에 받는 하중과 압력이 커지는 만큼 봄철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는 하이힐을 장시간 신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해서는 구두를 신더라도 5㎝ 이하의 낮은 굽을 신고, 높은 굽의 신발은 2시간 이상 신지 않는 것이 좋다. 신발을 고를 때 재질은 인조 가죽보다 부드러운 천연 가죽이 좋고, 발의 길이와 넓이에 잘 맞아야 한다. 또 발가락에 무리가 적게 가도록 앞쪽 볼이 넓은 구두를 고르는 것이 좋다.

변 원장은 “야외 활동 시에는 1시간마다 구두를 벗고 발가락을 움츠렸다 폈다 하는 운동을 통해 발가락의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며 “평소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등의 운동도 발가락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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