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카드 덜 쓰면 신용등급 하락한다?
뉴스종합| 2017-04-28 11:17
소득감소로 해석될 수 있어
꾸준히 일정수준 이용 유리
단기대출 계속 이용 부정적
짧은 연체도 등급하락 위험


#. 직장인 A씨는 지난 2015년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7500만원을 빌렸다. 1년 동안 대출이자를 성실히 갚았는데 신용등급이 4등급에서 5등급으로 떨어진 것을 알게 됐다. 은행을 찾은 A씨는 대출이자 부담으로 평소 월 30만원 가량 쓰던 신용카드 지출액을 10만원 미만으로 줄인 것이 이유라는 설명을 들었다.

신용카드 지출액 증감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A씨의 상담을 진행한 금융소비자연맹은 “신용카드 이용액 급감을 소득감소로 해석해 대출 상환여력이 줄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한 개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액 증감과 미결제금액 증감도 평가요소가 된다. 신용카드 지출액이 급감한 것이 신용평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신용카드 총한도 대비 일시불 위주로 20% 미만에서 꾸준히 일정수준으로 이용하는 것이 평점에는 도움 된다”고 말했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신용점수가 등급 커트라인 근처에 있을 때 여러 이벤트가 발생해서 등급 하락을 가져온 것 같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라면서 “신용카드 지출이 많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등급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 지출내역을 줄인다고 상환여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일정금액 이상의 신용카드 실적이 우대금리 여부에는 차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신용카드 사용패턴을 해석한 신용등급 평가가 가능한 셈이다.

#. 직장인 B씨는 지난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한도가 430만원인 신용카드로 단기대출 400만원을 6개월 연속 이용했다. 이자를 연체한 일도 없었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졌고 결국 단기대출 금리가 19.50%에서 22.65%로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 자영업자 C씨는 지난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달이 갚는 대출이자를 5∼10일씩 밀려 냈다. 연체기간이 단기여서 큰폭의 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그는 대출기한을 연장할 때 자신의 신용등급이 3등급에서 7등급으로 4단계나 떨어진 것을 알게됐다. 이로 인해 대출금리도 4%포인트 이상 올랐다.

금소연 관계자는 “개인 신용평가를 채권자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요인 위주로 신용등급을 산정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불합리한 개인 신용등급 산출 관행을 개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15년 9월부터 30만원 미만 소액 장기연체자의 신용평점 회복기간을 단축(3년→1년)하고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한 결과, 지난해 말까지 18만명 이상의 등급 상승 효과가 있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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