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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장, “미국발 통상 영향 우려만큼 크지 않아”
뉴스종합| 2017-04-28 11:36

-83개 KOTRA 무역관 평가…‘50~60점’ 가장 많아
-무역관 60% “우려만큼 통상 감소 크지 않다”
-중국 사드 보복보다 미국 보호무역이 더 걱정
-신정부, 대체시장 개발, 미 정부 설득 강화 필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기업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는 등 자국 기업을 향한 파격적인 조치도 있지만,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고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미국 밖의 기업에는 엄청난 위기를 안겨줬다.

특히 통상 부문에 있어서는 파격과 혼돈의 연속이었다.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틀 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하더니 다음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 서명하며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계획에 없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혀야 했고 유가하락과 금리 인상, 교역량 감소 속에 채찍의 끝처럼 휘둘려야 했다.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도 북핵을 둘러싼 안보 불안을 제외하더라도 통상 분야에 있어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이 제시되는 등 불안이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헤럴드경제신문과 KOTRA가 공동으로 전세계 83개 무역관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100일 통상 정책은 낙제점을 겨우 면하는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해외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무역관장의 의견이 취합됐으며, 설문에 응답한 무역관장의 절반 이상(55%)이 트럼프 대통령 100일에 대한 점수를 50~60점 이하로 매겼다. 또 70~80점 정도는 줄 수 있다는 의견이 44%였으며, 90점 이상 우수했다는 의견은 1%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번 평가에는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교역 감소 등이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크게 나타나지는 않은 것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역관장의 60% 정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통상 감소가 당초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으로 그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26%에 달하는 등 보호무역에 따른 통상 감소에 대한 걱정은 여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TPP 탈퇴와 NAFTA 재협상을 넘어 최근에는 한미FTA 개정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이런 까닭에 전세계 무역관장들은 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이외의 대체시장 개발(45%) ▷미국정부 설득 강화(34%)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보(15%) 등을 실행하는 방식의 통상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 보복 가운데 향후 1년 동안 국내 기업에 더 많은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65%)’로 꼽혔다. 신정부의 통상 정책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세계 86개국에 진출해 있는 KOTRA 무역관장들은 트럼프 대통령 100일간의 통상 정책을 바탕으로 지역별 위기사업과 기회사업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속에 자동차, 철강, 가전 분야의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제약과 바이오, 건설 기자재 등 인프라 관련 사업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럽 지역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대미 수출 경쟁력 약화 속에 의료기기나 화장품, 소비재 등의 분야에서 기회 사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동 지역에는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성장 하락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교역 감소로 인한 위기가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설문 참가 무역관>

뉴욕/ 디트로이트/ 마이애미/ 달라스/ 실리콘밸리/ 토론토/ 과테말라/ 산토도밍고/ 아바나/ 파나마/ 멕시코시티/ 카라카스/ 키토/ 리마/ 부에노스아이레스/ 아순시온/ 밀라노/ 코펜하겐/ 런던/ 마드리드/ 아테네/ 암스테르담/ 파리/ 브뤼셀/ 빈/ 스톡홀름/ 민스크/ 베오그라드/ 부다페스트/ 노보시비르스크/ 모스크바/ 소피아/프라하/ 이스탄불/ 도하/ 바쿠/ 쿠웨이트/ 암만/ 테헤란/ 다카/ 뉴델리/ 마닐라/ 뭄바이/ 샤먼/ 선전/ 알마티/ 우한/ 장저우/ 첸나이/ 항저우/ 홍콩/ 광저우/ 나고야/난징/ 도쿄/ 베이징/ 수라바야/ 시안/ 싱가포르/ 양곤/ 오사카/ 자카르타/ 창사/ 충칭/ 카라치/ 쿠알라룸푸르/ 타이베이/ 프놈펜/ 하노이/ 후쿠오카/ 아디스아바바/아비장/ 아크라/ 알제/ 카르툼/ 카사블랑카/ 킨샤사/ 나이로비/ 다레살람/ 모잠비크/ 요한네스버그/ 멜버른/ 시드니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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