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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박종구 초당대 총장]아웃사이더 마크롱의 정치혁명
기사입력 2017-05-01 11:30 작게 크게

지난달 23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부장관(39)이 23.9%를 득표해 1위로 오는 7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21.4%를 얻은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후보와 최종 승부를 벌인다.

1차 투표 결과는 1958년 제5공화국 출범이래 사상 최초로 보수당과 사회당 후보가 결선 진출에 실패해 주류 정치의 퇴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샤를 드골,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등 지난 60년간 프랑스 정치를 지배해온 주류 정치인이 몰락하고 정치 초년생과 극우 후보가 대권을 놓고 격돌하는 파란이 연출됐다. 마크롱 후보는 로스차일드 은행 출신의 금융인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경제부장관으로 발탁해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을 추진해 주목을 받았다. 노동시간을 연장하고 해고 요건을 단순화하는 마크롱법을 제정했다. 작년 8월 ‘전진’이란 뜻의 앙마르슈 당을 만들어 대선 출사표를 던져 기적같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르펜 후보는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만든 국민전선의 대표가 되어 반 이민, 반 유럽연합, 반 무슬림 성향의 프랑스 제일주의(France First) 기치를 내걸고 아버지에 이어 15년만에 결선에 진출했다.

두 후보는 대선의 3대 쟁점인 성장 정체, 일자리 부족 및 이민 문제에 관해 상반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중도적 개혁가인 마크롱은 경제적 자유주의, 프랑스 개혁 및 유연한 유럽연합(EU) 체제를 주장한다. 르펜은 이민자 유입으로 프랑스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실업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EU의 과도한 정책 개입으로 ‘프랑스다움’이 상실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프랑스 최우선’의 정책과 제도가 실천되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입장을 천명한다. 이에 따라 유권자는 글로벌주의와 민족주의,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정치적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마크롱은 프랑스 국민의 2/3가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정서에 어필하고 있다. 유럽을 일종의 보호장치로 인식하는 유권자의 표심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1차 투표에 나선 11명 후보 가운데 反EU 입장을 취한 후보들의 득표율 합계가 49.6%에 달하고 있어 親유럽주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도시와 지방의 상반된 투표성향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다. 르펜의 핵심 지지자는 농촌, 소도시, 근로계층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반면에 마크롱은 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의 친 유럽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르펜이 파리에서 5% 미만, 보르도에서 8% 미만, 리용에서 9% 미만의 득표율에 그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투표의 양극화 현상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결과가 좌우될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 덴마크 등 유럽의 선진 산업국가 중 승자독식의 21세기형 자본주의 시스템에 가장 비판적인 나라다. 농민, 근로자 등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가 강하다. 마크롱의 친시장적 정책이 드골 류의 사회적 유대감과 적절한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인간의 모습을 한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다. 이민과 유럽연합을 고실업과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보는 르펜과 달리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마크롱의 모더니즘과 시장주의에 대한 유권자 판단이 관건이다. 베르나르 카르뇌브 총리는 “국민전선이 프랑스의 미래일 수는 없다”며 反 르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는 마크롱이 지지율에서 한발 앞서 있다. 유권자가 르펜의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할지 유럽 경제의 47%를 차지하는 독·불의 유로체제를 주창하는 마크롱을 지지할지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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