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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포럼-유경달 한국무역보험공사 경기지사장]영화에서 배운 수출초보기업과의 소통 ‘팁’
뉴스종합| 2017-05-12 11:21
외계인과 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 초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이야기다. 12개의 우주선(Shell)을 타고 지구에 온 외계생명체. 물론 외계인과 지구인들의 언어를 통역해줄 기계는 없다. 외계인과의 대화를 위해 최고의 언어학자가 선발된다. 영화 속 주인공인 언어학자 루이스가 외계인들과 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조금 특이했다. 단순히 외계 언어의 규칙성을 파헤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외계인들의 사고방식과 인식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언어학자가 아닌 물리학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루이스는 각고의 노력 끝에 결국 외계인들과의 대화에 성공한다.

중소기업 주간이 있어 여느 때 보다 다양한 설명회가 개최되는 5월, 수출지원기관들이 중소기업들과 성공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작은 팁들을 이 영화에서 엿볼 수 있다. 많은 수출지원기관들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해 수출초보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올해는 마케팅 지원과 수출이행자금 지원 확대 등 수출초보기업의 글로벌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기업을 방문했다가 수출초보기업 대표로부터 들었던 현장의 목소리에는 수출지원기관들이 곱씹어 볼 내용도 있었다. 적은 인력으로 바쁘게 운영되는 초보기업 입장에서는 딱 맞는 지원제도를 찾는 일부터, 지원제도 이용과정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지원제도에 사용된 용어도 낯설고 지원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서툴다 보니 지원신청 도중에 포기한 적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출지원기관들이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다양한 제도들이 오히려 초보기업들에게는 외계인과의 대화처럼 어렵기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보기업에 실질적 도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서 소개한 영화 속 팁들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주인공 루이스처럼 수출지원기관들도 자기위주의 언어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초보기업의 눈높이에 맞게 소통해야 한다. 대다수의 수출초보기업들이 10명 내외의 소규모인데다 대표자가 동분서주하며 다방면으로 뛰어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이런 기업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고 사례를 제시하는 등 기업들이 제도의 목적과 효과를 분명히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수출지원기관의 일방적 설명이 아닌 지원기관과 기업간 상호 대화가 되는 것이다. 또한 언어해독을 위해 물리학자에게도 도움을 청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주인공처럼, 수출지원기관들간 상호 협력도 필요하다. 지원기관별로 각기 내 놓은 지원정책들의 수요자가 모두 기업이라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지원기관들간 협력은 각 지원정책의 단점 보완과 효과 배가를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초보기업들이 ‘도착(Arrival)’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만나러 출발(Departure)하는 수출지원기관들의 노력을 통해, 다양한 수출 지원제도가 초보기업 수출성공의 ‘꿀 팁’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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