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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2년 연속 탄핵?…정치권 대혼란에 금융시장 요동
뉴스종합| 2017-05-19 09:42
-테메르 대통령 뇌물 연루 의혹으로 퇴진 요구 거세져
-브라질 증시 10%↓, 헤알화 가치 8%↓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브라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탄핵 논란에 휩싸였다.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의 뇌물 연루 의혹으로 탄핵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5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지 1년만에 후임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사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테메르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야당이 조기 대선과 탄핵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출처=AFP통신]

지난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소고기 수출회사 JBS의 조에즐레이 바치스타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바치스타는 이자리에서 자신이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루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뇌물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그것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테메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 바치스타는 이같은 대화를 녹음한 뒤 자신의 형량 조정을 위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브라질 법원은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메르 대통령이 유죄로 판명나면 탄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테메르 대통령은 TV 성명을 통해 “사퇴하지 않겠다”며 “만일 내가 사퇴하면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립 정부 파트너들마저 등을 돌리는 등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이날 브라질 사회주의대중당(PPS)이 테메르 대통령과의 연정 중단을 발표하자 ‘엑소더스의 시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PPS 소속 문화부장관 로베르토 프레이레는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마리나 실바 전 환경부장관은 페이스북에 “브라질은 충격에 빠진 상태”라는 글을 올렸다.

AP통신은 “테메르 대통령은 이미 몇차례 스캔들과 지지율 하락에도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비록 테메르 대통령이 버티고 있지만 연정 파트너와 반대파 모두 테메르 대통령 퇴진 이후를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스페르대학교의 카를로 멜로 정치전문가는 “테메르 대통령은 유죄 판결이 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스캔들에서 살아남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 조사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9% 미만이다. ‘우 글로부’ 보도 이후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명이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직 대통령이 조사 대상에 오르는 등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자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이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개장 후 10% 넘게 하락했으며 전일 대비 8.8% 하락 마감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다. 이날 급락으로 인해 주식 매매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1999년 이후 18년만에 최대폭인 8% 하락했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3분의 2 이상, 상원 과반이 탄핵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테메르 대통령의 직무는 180일간 정지된다. 이후 상원 3분의 2 이상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 테메르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만일 탄핵이 결정되면 로드리고 마이아 하원의장이 30일간 대통령 직무를 대행한다. 의회는 남은 대통령 임기를 채울 임시 대통령을 선출한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호세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후 당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후 8월말 탄핵이 확정되면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으며, 우파 정당들과 함께 새정부를 출범시켰다. 테메르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2018년 12월까지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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