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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전체 전문인력 부족한데 대기업 인력 쏠림까지
뉴스종합| 2017-05-19 09:52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 연 매출 2000억원대 반도체 장비업체 A사는 매년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규 채용을 통해 뽑은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인력이 3~4년 동안 일을 배운 후 독립적으로 업무를 담당할 때쯤이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겪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반도체 인력 수요는 늘어나지만 정작 반도체 전문 인력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인지도가 낮은 A사는 신규 채용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대·중소기업간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전문인력 자체도 부족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반도체 대기업으로 전문인력이 몰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중소기업의 부족인원은 지난 몇년간 낮은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300인 이하의 중소규모의 업체은 여전히 대기업, 중견기업에 비해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2013~2016 반도체산업 부족인력 추이’ 자료에 따르면 299명 이하 중소규모의 반도체 업체는 지난해 인력 부족률이 5.0%를 나타냈다. 지난 2013년 인력 부족률 5.1%를 기록한 후 부족률이 4%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5%대를 올라섰다.

반면 300명 이상 999명 이하의 중견규모 반도체 업체의 인력 부족율은 2013년부터 1%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1000명 이상 대규모 반도체 업체의 인력 부족률은 1% 미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반도체산업 기업 규모별 부족인력은 중소규모 업체 1936명, 중견규모 업체 332명 그리고 대규모 업체는 356명으로 조사됐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는 우리나라 대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산업 내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일부 대기업에만 인재가 몰리는 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계엔 다양한 우수 중소·중견 기업이 존재하고,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의 대·중소기업 인력 수급 불균형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이직’이다. 중소기업에서 어렵게 반도체 전문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얼마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력을 갖춘 인력이 대기업으로 이동하면 중소기업은 신입 인력으로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은 정체될수 밖에 없는 구조다.

‘2016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반도체산업 인력은 전년대비 0.7% 감소했고 입사한 지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경우도 38.2%에 달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반도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인력이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아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문 기술을 갖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이같은 수급 불균형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부족인력 :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의 가동,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하여 현재보다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인력

*부족률(%) : 부족인력/(현재인력+부족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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