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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잘 사는…‘생활의 달인’들 비법을 말하다
라이프| 2017-05-19 11:04
일상서 아쉬운, 알고 싶은 것 망라
운동·다이어트때 ‘작심3일’ 권하고
무력감땐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전문가 아닌 일반인 성공방식 공감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란 말이 있다. 세상 곳곳에 이름없는 고수들이 있다는 얘기다. 세상을 크게 이롭게할 재능이나 기술이 아니더라도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일상을 좀 더 잘 살아가도록 하는 생활의 달인들이다.

“저성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에 성공한 인생은 몰라도 좋은 하루하루 일상을 만들어가는 기술을 배워보자”는 의도로 문을 연 팟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는 그런 집단지혜의 마당이라 해도 좋다.

일상기술연구소를 이끄는 제현주, 금정연씨가 해법들을 묶어 펴낸 책에는 돈 관리부터 공부법, 정리법, 운동법 까지 학교에서 배워본 적 없지만 일상에서 늘 정보가 아쉬운 알고 싶은 것들이 망라돼 있다.

그렇다고 해법을 제시하는 이들이 소위 전문가는 아니다. 나름의 제식의 방식을 만들어 성공한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공감이 크다.


가령 누구나의 관심사인 운동과 다이어트의 경우, 3일 결심하고 포기하는 작심3일하고 말지만, 생활의 달인은 ‘작심3일’을 추천한다. 즉 운동도 작심해서 3일 운동하고 하루 쉬고, 이렇게 3일씩 작심을 계속하는 거다. 트레이너들이 말하는 3개월 프로그램 같은 건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지속하기가 쉽지 않기때문이다. 계단도 5층을 다 걸어 올라갈 필요가 없다. 한,두 층만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타도 좋다. 씻기 전 5분 운동 식의 자기만의 기준을 세워 지속하는 것이다.

심플라이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요즘, ‘정리의 기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음악 덕후’인 정철씨가 들려주는 정리의 기술은 분류의 기준을 최소화하는게 핵심. 기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기타‘ 항목에 넣는다. 자신의 생활방식이나 우선순위에 따라 얼마나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지가 정리의 핵심. ’보기좋게‘’완결성 있게‘정리된 상태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1인가구, 혼족이 점차 늘면서 홀로 생활하기가 일상화돼가고 있지만 꼭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인간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결정적으로 깨닫는 때가 꼭 있기 때문이다. 월세도 만만치 않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독립성은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주거 공동체 ’우리동네 사람들‘을 실험 중인 김진선 씨의 ’함께 살기‘의 핵심기술은 이렇다.

무엇보다 나의 상황, 마음의 상태를 얘기하는 잘 듣고 잘 말하기다. 함께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을 상대방의 잘잘못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자신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으며, 그 상태에 작용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털어놓는 것이다. 자신의 상대에 대한 원망을 섞지 않고 담백하게 말할 수 있으면, 서로 다른 양쪽이 만날 수 있는 중간지대가 자연스럽게 생긴다는게 ’우동사‘에서 살고 있는 김 씨의 얘기다. 자신의 마음의상태에 초점을 맞춰 자잘한 생활 속의 불편함을 얘기하는 ’나누기‘시간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행이기도 하다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규칙 하나 없이도 문제가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늘 해오던 일, 일상의 반복 속에 매너리즘이나 슬럼프에 빠졌다면?

오픈튜토리얼을 운영하고 있는 이고잉씨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무력감에 빠졌을 때,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를권한다. 이를 통해 배움의 욕구가 생겨나고 새로운 관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낯선 것 안에서도 자신에게 익숙한 지점을 찾아낼 때 배움의 과정을 발을 들여놓게 된다는 것. 배운 것을 표현할 기회를 갖는다면 금상첨화다. 사람은 누구나 표현과 인정의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 기술연구소’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삶의 기술을 지닌 유쾌한 일상의 천재들을 소환, 우리의 일상을 구해줄 큰 기술이 아닌 만만한 작은 기술을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성장시대가 끝나고 라이프트렌드가 바뀌는 요즘 더 나은 삶의 방식에 대한 대안의 생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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