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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중국, 본질은 안 바뀐다”지식인의 쓴소리
라이프| 2017-05-19 11:12
“중국 정부의 조직과 지원없이 군중 시위를 벌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들의 배후에는 여전히 냉전 속에 살고 있는 중국 정부가 있다” “일반대중이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자유롭게 접속할 수 없는 나라가 자유무역의 창도자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의 비판적 신 지식인으로 불리는 쉬즈위안이 ‘미성숙한 사회’(이봄에 동선동)에서 중국 당국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쓴 서문격에서 그는 중국인들의 사드 반한 행위가 정부의 주도로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사드의 정확한 함의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회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작가라 해도 수위높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직설적인 그 답게 ‘미성숙한 사회’는 서늘한 눈으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직시한다. 청일 전쟁에서 중국개혁개방 35년까지 100여년간의 중국의 변화과정을 관통하며 그는 동치중흥, 메이지 유신, 포스팅덩사오핑, 쑨원과 장제스,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에 조금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청일전쟁이 중국인들에게 일본 배우기 열풍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천년 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일련의 사회혁명 과정에서 모범답안을 제시, 중국에는 적인 동시에 친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일명 ‘ 황금시기’다.

저자는 1895년부터 1898년까지 일본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하는 드라마틱한 과정은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가 변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한다. 1898년부터 1911년까지 최소한 2만5000여명의 중국 학생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했다.

이들에게 일본은 ‘올바른 정치와 모든 것이 잘 갖춰진 학교, 아름다운 풍속, 하나 된 사람들의 마음’으로 인식된다. 신해혁명도 상당부분 일본을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일 애증의 역사를 보여주며 최대한 편견을 줄여나가는 노력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책은 중국의 역사를 통해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의 모습에 비춰 읽어도 좋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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