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아니 벌써?…에어컨 대란
뉴스종합| 2017-05-19 11:35
예년보다 2개월 일찍 판매 불티
작년 학습효과·미세먼지 영향도


30대 주부 A씨는 최근 가전 할인매장을 찾았다. 때이르게 5월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미뤘던 에어컨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매장에선 뜻밖의 대답을 했다. 6월초쯤에나 설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에어컨이 벌써부터 품귀라는 얘기에 놀랐다. 그래도 많이 더워지기 전이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에어컨 수요가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5월인데도 벌써 주문대기 시간이 2~3주씩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의 경우 무더위가 절정인 7월과 8월에 벌어지는 에어컨 품귀 현상이 올해는 두달이나 이른 5월부터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 제조사들은 지난 3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 가동중이다. 지난해에 겪었던 에어컨 품귀 현상으로 인해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평년보다 한달이나 이르게 재고 확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해 에어컨 설치까지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전 업계의 전언이다.

올해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는 이유는 ▶때이른 무더위 ▶폭염 학습효과 ▶미세먼지 상황 등 세가지다.

우선 지난 5월초 전국의 한낮 더위가 85년만에 최고 온도를 기록하는 등 더위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 5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오는 주말에도 서울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구입을 미뤘던 에어컨 구매 대기열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16년은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장기간 계속됐었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더위 수준을 보일 것에 대한 우려다.

4월과 5월 사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도 에어컨 구매를 늘리는 원인이다. 최근 에어컨들은 냉방 뿐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까지 탑재된 제품들이 많아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석희 기자/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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