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완판행진 中 SUV…환경부분 사후관리 未적용
라이프| 2017-05-24 11:17
‘켄보 600’ 정식아닌 개별 인증
제도상 결함있어도 리콜못해
안전부분 결함은 예외


중국 SUV 최초로 국내에 출시된 켄보 600이 완판행진을 이어가며 출시 4개월 만에 200대 이상 판매됐지만 향후 환경 부분에서 결함이 발견돼도 정부 차원의 리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켄보 600은 현재 환경부 배출가스 인증을 받을 때 정식인증이 아닌 개별인증을 받고 있다. 개별인증은 개인이 해외에서 타던 차 1대를 국내로 가져오더라도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수준의 인증이다. 이에 켄보 600 제작사인 중국 현지업체 북기은상기차는 수입하는 모든 물량에 대해 개별인증을 받고 있다.

통상 국내외 업체들이 판매용으로 인증을 받을 때는 대표 모델 한대에 대해 정식인증을 받은 뒤 계획된 물량을 시판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수많은 서류와 정밀 검사 등을 거치는 정식인증과 달리 개별인증은 제원 등 서류 몇장 정도만 내면 돼 비교적 간소화된 절차”라며 “개별인증은 판매용보다 소량으로 국내에 차량을 등록할 때 쓰는 방식이라 100대씩 개별인증을 받는 것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출시된 켄보 600은 초도물량 120대가 들어왔고, 이후 추가로 80대가 수입됐는데 모두 개별인증을 받았다. 수입ㆍ판매사인 중한자동차는 이달 120대, 다음달 200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켄보 600은 중형 SUV 체급에도 2000만원 수준의 가성비를 앞세워 2차 물량까지 완판됐고, 3차 물량도 사전계약이 끝나 소위 없어서 못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개별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사후관리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개별인증을 받은 모델은일단 전수조사를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결함이 있어도 원칙적으로 리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배출가스 등 환경 부분에서 기술적 결함이 나타나도 제도적으로 리콜 등을 통한 결함시정을 적용할 수 없다. 특히 북기은상기차가 올해는 계속 개별인증을 통해 켄보 600을 수입할 예정이라 이 같은 맹점은 지속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한자동차가 당초 밝힌 올해 켄보 600 판매목표는 3000대였다. 수급 문제로 이보다 목표치가 낮아질 수 있지만 적지 않은 물량이 환경 부분에서 리콜 사각지대에 놓여 있게 되는 셈이다. 중한자동차 관계자는 “리콜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문제가 발견될 경우 A/S 등 자체조직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 부분에 있어서는 예외 없이 자동차관리법 적용을 받아 리콜이 진행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안전 상 결함에 대해 중한자동차 계획서를 확인한 뒤 제작자등록을 허가했기 때문에 결함 발견 시 국토부 리콜은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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