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필리핀, 계엄령 주거지역도 폭격 “반군 30~40명 남았다“
뉴스종합| 2017-05-26 09:34
-”완전진압 아직 멀어”
-시민 14만명 피난 행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단체를 섬멸하기 위해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필리핀 정부군이 민간인 주거지역을 폭격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군은 이날 무장반군 마우테(Maute)가 점령한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에 헬기와 장갑차, 특수부대 등을 투입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현재 반군들은 30∼40명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민간인 주거지에 은신한 이들이 거리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수많은 인질들을 잡아 놓고 있어 완전진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급기야 정부군은 민간인 주거지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등 초강경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군 제1보병연대의 조아르 헤레라 대변인은 “헬기로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민간인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라위 시가 전쟁터로 변하자 전체 인구 약 20만 명의 가운데 14만 명가량이 인근 지역으로 대피했다.

이 도시에는 지난 23일 마우테 무장대원 100여 명이 침입해 시청, 병원, 교도소 등 주요 시설을 점거하고 일부를 불태웠다. 현지 경찰서장을 참수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100여 명도 풀어줬다.

그러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지금까지 정부군 5명, 마우테 무장대원 26명을 포함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정부군 39명이 다쳤다.

민간인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GMA 뉴스는 주민 9명이 손을 묶인 채 마우테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성당에 있던 신부와 신도 등 10여 명이 마우테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령 선포로 이어진 정부군과 마우테의 충돌은 정부군이 또 다른 IS 추종 이슬람반군인 아부사야프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닐론 하필론이 마라위 시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 검거하려던 과정에서 일어났다. 아부사야프와 연계된 마우테가 정부군 저지에 나서면서 사태가 악화했다. 하필론은 각종 테러를 자행해 미국 국무부가 500만 달러(56억 원)의 현상금을 내건 인물이다.

한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IS의 위협이 확산하면 필리핀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IS가 이미 루손 지역에 발판을 마련했고 테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