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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타, 만기연장 불허시 유동성 위기...박삼구, 금호그룹 경영권 위태
뉴스종합| 2017-05-26 09:38
채권단, 여신 3개월만 연장
매각 불발되면 회수절차로
담보 잡은 경영권 접수할 듯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금호타이어가 부도위기다. 제때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 사업이 붕괴되서다. 채권단은 매각이 불발되면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방침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 결국 여신회수가 이뤄진다면 채권단은 담보물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그룹 경영권을 접수하게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주주협의회)은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다음달 29일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여신 만기를 3개월간만 한시적으로 연장키로 했다. 채권단은 3개월 내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이 여신에 대한 회수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여신에는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금호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금호홀딩스 지분 40%도 포함돼 있다.

채권단의 이날 결정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매각이 불발되 금호타이어가 부도위기에 처할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더블스타는 계약 조건상 가격 조정 권한이 없는 만큼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을 쓰지 못하게 될 경우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에서 기술유출, 더블스타에 대한 신인도, 고용 우려 등 중국 매각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금호타이어의 중국 사업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에 5개의 종속법인을 두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매출의 40% 가량을 중국에서 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중국 5개 법인의 적자는 245억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차입한 여신의 상황 압박이 거세지면서 현지법인의 가용 현금이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여신에 대한 지급 보증은 본사에서 지고 있다. 최근 한국 본사로 유동성 문제 해결에 대한 요청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만기 1년 6개월짜리 사모채 300억 원을 4.5%의 금리로 발행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이란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불발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이 채권단에 귀속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 측의 요청으로 당시 금호타이어 지분에 설정돼 있던 담보권을 해제하고 이 지분에 걸었던 매각제한도 풀었다. 대신 금호기업 지분을 새담보로 잡았다. 박 회장은 덕분에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 933억원을 만들었고, 금호산업 인수애 사용했다. 이후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과의 합병을 통해 금호홀딩스로 변경됐다. 금호홀딩스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지분 46%를 보유 중이다. 현재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외 특수관계인 8인이 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박 회장이 보유한 40%가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금호타이어 대출채권 만기연장건은 지난달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서 재개된 매각절차의 3개 선결 요건 가운데 하나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만기 5년 추가연장을 요구한 상태로, 채권단은 3개월 한시 연장 후 매각의 성공 여부를 따져본 뒤 재연장을 논의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상표권 허용을 불허하면 매각을 무산시켜 우선매수권을 부활시킬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금호타이어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엄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담보권 실행 이후 신규자금을 투입할 지 회생절차에 돌입할 지는 9월 이후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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