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제약 톡톡] C형간염 치료제 시장 ‘진검승부’ 펼친다
뉴스종합| 2017-05-26 09:55
-기존 치료제는 다클린자/순베프라, 소발디/하보니
-최근 제파티어와 비키라정의 건강보험 적용 확정
-높은 효능은 비슷, 경쟁 제품과 차별화 전략 주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C형간염 치료제 시장이 들끓고 있다. C형간염은 유병률이 1% 미만이지만 한 번 감염되면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고 환자의 30%는 20년 이내에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예방 백신이 없고 조기 발견도 어려우며 치료도 쉽지 않은 고약한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치료제들은 높은 효능으로 C형간염 ‘완치’ 시대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로는 한국BMS가 지난 2015년 출시한 ‘다클린자’와 ‘순베프라’가 있다. 이는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 주사제와 리바비린의 병용보다 약값을 확 낮춰 시장을 선점했다.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은 국내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은 유전자 1b형에 적용되고 있다. 이어 출시된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소발디’와 ‘하보니’는 유전자 1b형을 제외한 1형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해 5월부터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특히 길리어드는 임상시험을 통해 99%의 완치율이라는 높은 효능을 앞세워 출시 직후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처방액을 넘어섰다.


지난 해 소발디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409억원, 하보니는 142억원을 기록해 다클린자 367억원, 순베프라 93억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한국MSD의 ‘제파티어’가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파티어는 후발 주자인만큼 가격과 치료기간에서 기존 제품보다 나은 환경을 제시하고 있다.

제파티어는 정당 13만원의 보험급여를 받아 12주 치료시 1092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한다. 이는 800만원대의 다클린자+순베프라 조합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소발디(647만원)+하보니(750만원) 보다는 싸다. 정당 가격으로 따져도 하보니의 절반 수준이다. 제파티어는 24주를 복용해야 하는 다클린자+순베프라보다 치료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점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애브비의 ‘비키라정’도 6월부터 가세한다. 복지부는 최근 C형간염 신약 비키라정의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세부사항을 행정예고했다. 비키라정은 애브비의 또 다른 약인 ‘엑스비라정’과 함께 투여해야 하는 패키지의약품으로 유전자형 1형과 4형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특히 비키라정이 내세우는 강점은 임상시험에서 보인 100%라는 완벽한 수치다. 다만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12주 기준 환자 부담금은 300만원으로 낮아졌다. 비키라정의 보험 약가는 정당 5만4333원, 엑스비라정은 5053원으로 정해졌다.

비키라+엑스비라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경우 약값은 9000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출시된 모든 제품이 효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 또는 치료 기간과 같은 경쟁 제품과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점점 커지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다국적사들의 자존심 경쟁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