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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내년 3월까지 감산 연장 합의
뉴스종합| 2017-05-26 11:02
규모 안늘어 시장 실망감에 유가는 급락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6월까지인 원유 생산 감축 일정을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감산 기한은 연장은 됐지만 감산 규모는 늘어나지 않았다는 시장의 실망감에 국제유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OPEC은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172차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 3월까지 현재 산유량 감산 규모를 연장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 13개 회원국이 지난해 11월 말 감산에 합의하고 러시아 등 11개 비회원 산유국이 동참하면서 올해 들어 이들 국가의 산유량은 하루 180만배럴이 감축됐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5개월 동안 합의가 잘 유지돼왔다”면서 “연장 기간을 놓고 6개월, 9개월, 12개월 등 여러 옵션이 논의됐지만 9개월이 가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OPEC은 감산 연장으로 내년 1분기까지 석유 수급이 최근 5년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석유재고는 1분기 말 기준 30억4500만배럴로 5년 평균보다 3000만배럴 많은 상태다.

이날 감산 연장 소식에도 유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앞서 21일 팔리흐 장관이 리야드에서 9개월 감산 연장에 많은 국가가 공감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연장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일찌감치 유가에 반영된 상황이었다.

당일 시장은 감산 연장 여부보다 규모에 주목했으나 규모 확대가 없다는 소식에 실망해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46달러, 4.8% 급락한 배럴당 48.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7월 인도분은 2.65달러, 5%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48.71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감산 연장 기대감 속에 지난 19일 50달러를 돌파한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50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CNBC는 “이번 OPEC 합의는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코헨 바클레이즈 에너지시장 연구팀장은 CNBC에 “시장은 감산 규모 확대나 원유수출 축소 같은 금상첨화의 호재를 기대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행복감이 사라지자 가격이 급락했다”고 해석했다.

NYT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붐과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로 석유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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