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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1년 6개월만에 개통…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로 7017’] I·서울로 7017·U
뉴스종합| 2017-05-26 11:16
“아들아, 6시 서울역 도착이다.” “어머니. 기차에서 내려서 나오시면 서울역 앞 고가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옛 서울역은 수도로 들어오는 첫 관문이었다. 서울역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높이 17m짜리 고가도로는 이곳이 서울임을 알렸다. 서울역 고가는 서울역과 함께 우리의 추억에서 빠질 수 없는 서울의 상징이었다. 서울역 고가는 1970년 8월 15일 개통됐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퇴계로, 만리재로, 청파로를 이었다. 허공에 뜬 이 건축물은 1970년대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개통식엔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참석할 정도였다.


세월은 야속하다. 45년이 지나면서 서울역 고가는 노쇠해졌다. 재난위험등급 최하점인 D등급을 받을 정도로 약해졌다. 철거냐, 존치냐 논란 끝에 ‘공중정원’으로 다시 꾸미기로 했다. 자동차 통행은 지난 2015년 12월 13일 0시부터 금지됐다. 1년 6개월의 공사 끝에 서울역 고가가 지난 20일 ‘국내 첫 고가 보행길’로 돌아왔다. ‘서울로 7017’란 새 이름도 붙여졌다.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를 ‘17’개의 사람길로 ‘2017’년에 재탄생했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로 7017’에는 대형 화분 645개를 설치됐다. 228종 2만4085주의 꽃과 나무를 심었다. 보행로 사이사이엔 미니 도서관, 인형극장이 있다. 특히 투명 바닥판으로 만든 ‘스카이워크’, ‘트램펄린’, 족욕시설은 인기시설이다. 시민들은 엘리베이터 6곳, 에스컬레이터 1곳, 횡단보도 5곳을 거쳐 공중정원으로 진입할 수 있다.

‘서울로 7017’에는 당분간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쉽다. 보행로 폭은 10m지만 화단이 많이 설치돼 통행이 불편하다. 뙤약볕을 피할 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도 여름철을 앞두고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뜨거운 볕에 말라버린 꽃도 있다. 추락 방지를 위해 길 양쪽에 1.4m 높이의 강화유리 난간을 설치했지만 투명 난간의 높이가 낮아 추락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안전을 위해 박혀야 할 나사못이 박혀 있지 않고 배수로의 틈이 일정하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이 허술해 자칫 계단으로 추락할 위험도 상존해 있다. 개장한지 사흘이 지났지만 ‘서울로 7017’은 여전히 엘리베이터 공사 등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다. 서둘러 개장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서울시는 마무리공사를 서둘러 매듭짓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모처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로 7017’이 안전한 서울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글·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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