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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위한’미국 자본주의를 해부하다
라이프| 2017-05-26 11:26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인물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1%를 위한 자본주의이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렇다고 그의 자본주의 비판이 체제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옹호에 가깝다.

스티글리츠 교수의 신간 ‘거대한 불평등’(원제 The Great Divide, 열린책들)은 바로 잘못된 모델인 고장난 미국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해부해 보여준다.

책은 미국 자본주의의 대표적 실패 사례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신문과 잡지 등에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것으로, 불평등이 현실에 얼마나 깊고 넓게 스며있는지 보여준다.


스티클리츠가 보기에 오늘날의 극단화된 불평등은 자본주의 그 자체에서 초래됐다기 보다 자본주의가 왜곡돼 나타난 현상이다.

불공정한 정책과 잘못된 우선 순위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길거리에 나앉은 주택소유자들은 내버려둔 채 세계경제 침체를 불러온 장본인들인 은행들에 수천억 달러의 구제 자금을 투입한 일 등이 한 예다. 이런 불공정한 기업 복지정책은 납세자들에게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긴다.

불공정한 세금제도도 불공정을 심화시키는 주 요인이다. 투기꾼들에게 부과되는 세율이 생계를 위해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의 세율보다 훨씬 낮은 게 미국의 현실. 스티클리츠는 부시가 추진한 부자 감세 조치는 경기를 부양하기 보다 부자들의 지대 추구 행위를 조장, 지대 추구 사업이 번성하면서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성장주의 정책에선 부유층의 부가 늘어나면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형편도 나아질 것이란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스티클리츠는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세계화는 성장의 가속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거의 예외없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불평등은 도덕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 효율면에서도 나쁘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불평등은 총수요를 약화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건전성을 해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중간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증대를 돕는 정책이 결국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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