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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 일부러 손해수 둔다” 파격분석
엔터테인먼트| 2017-05-26 14:51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대국 막판에 일부러 손해수를 둔다는 충격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세돌 9단은 26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알파고가 바둑 랭킹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를 완파한 것에 대해 “커제를 보니 측은하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알파고의 끝내기 실수에 대한 질문에 “(알파고) 입력 팀이 압도적 승리를 피해 집 차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리고 있는 알파고와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연승을 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12일 서울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결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9단은 “(일각에서는) 최대한 안정적 승리를 위한 장치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며 “예를 들어 1집 반 승리를 목표로 프로그래밍해 놓았는데 4집 반 앞서 있다면 3집을 알아서 후퇴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렇게 여러 번 끝내기 실수를 범했어도 역전패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증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14개월 전 서울에서 알파고와 일전을 벌였던 과거를 돌이켜보며 “실체가 안 보이는 상대와 싸운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아자황 박사가 대리 착점을 했지만 벽과 마주한 느낌이었다”며 “이제 승패가 결정됐으니 남은 한판 마음 비우고 자기 바둑을 두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커제를 격려하기도 했다.

이세돌은 개선된 최신판 알파고에 대해 “알파고는 확실히 세다. 하지만 1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을 뿐 새로워진 점은 없다고 본다”며 현재로선 인간에게 너무 벅차지만 조건이 충족될 경우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세돌은 세계에서 알파고에게 이겨본 경험이 있는 현존 유일의 바둑인이다.

세계 1위인 커제는 두 판을 연속으로 졌고, 남은 경기에서도 이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고 제작사인 딥마인드 측은 지난 24일 알파고의 실력에 대해 ‘1년 새 3점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이나 커제에게 2점을 접어주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이번에 나온 알파고는 버그를 대폭 줄여 강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3점이란 치수는 좀 너무하다”고 총평했다.

또 “정선(定先: 덤 없이 먼저 두는 것)은 인간 쪽이 떨린다. 이것만 해도 알파고의 능력은 굉장한 것”이라며 “그러나 기계가 인간을 2점 접어준다는 건 현재로선 말이 안 된다”며 인간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파고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기계의 학습된 계산 능력이 워낙 강력하다. 데이터도 풍부하고”라며 “그런 호조건들로 인해 특히 초반 포석에서 인간을 압도하는 것 같다. 반면 사람이 가진 것은 감각뿐이다.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알파고를 따라잡을 방법에 대해 “일본에서는 인공지능 장기 프로그램과 장기 기사간의 대결을 종종 벌인다. 이때 기사에게 미리 해당 프로그램 테스트 기간을 1주일쯤 준다”며 “버그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래야 공정하다”고 말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알파고와 또 싸울 생각이 있나’는 질문에는 “당시 알파고는 버그가 꽤 있어서 가능했다. 아쉬움도 남는다”며 “하지만 여러 여건상, 생각해 볼 문제”라며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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