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병기 연예톡톡] ‘군주’ 윤소희, 아슬아슬한 사극 연기 경계
엔터테인먼트| 2017-05-26 16:41
-사극 트렌드 변화와 발성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최근 사극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진원지는 ‘역적‘과 ‘군주’를 방송하는 MBC다.

언제부터인가 50부작 사극이 월화극, 또는 수목극에 편성되면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다. ‘이산’때까지는 6개월간의 흐름이 굳건했다. ‘동이‘ ‘마의’때는 그런 위험속을 그런대로 통과했다. ‘옥중화‘의 주말 시간대 편성은 그런 리스크의 돌파구였다.

하지만 사극에 강했던 MBC는 그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 원천기술을 약간 응용해 월화,수목에 20~30부로 편성하기에 이르렀다. 이 작전은 현재로선 성공적이다. 시청 트렌드를 잘 읽은 것 같다.


단순히 실제 역사속에 가공인물을 집어넣은 퓨전사극이 아니다. 역사속에 상상을 입히는 게 아니라 상상속에 역사를 가져오기도 하는 하이브리드 사극이다. 상상속에다 역사를 가져온다고 해서 역사를 왜곡하는 건 아니다.

다만 스타일은 꽤 많이 달라졌다. 이로 인해 요즘 사극은 원래 사극톤이 아닌 경우가 많다. 현대극처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몇몇 PD는 사극 발성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극 톤을 버려서 나오는 발성과 사극톤을 못해서 나오는 발성은 다르다. ‘군주’에서 ‘김화군’을 맡고 있는 윤소희는 후자에 가깝다.

사극에서 현대적인 말투를 해도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선덕여왕’의 비담 역을 맡은 김남길 같은 경우다. 베이스가 잘 잡혀있는 배우다. 사극 PD가 사극톤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건 “전~하~, 그러시면 안되옵니다” 같은 과거 사극톤의 클리셰를 답습하지 말라는 뜻도 있다.

윤소희의 발성은 ‘군주‘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안정된 발성을 선보이는 배우들속에서 그녀의 발성은 아슬아슬할 때도 있다.

윤소희는 발성 외에도 강한 느낌을 줘야 하는 ‘화군’ 캐릭터가 강하지 않고, 심지어 앵앵거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할아버지인 허준호(대목)와 맞붙으면 그녀의 존재감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어 몰입감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윤소희의 할아버지는 편수회라는 조직을 이끌며 왕(김명수)을 가지고 놀다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처단해버리는 비선실세다. 그래서 왕은 아들인 왕세자 이선(유승호)만은 그들 손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면을 씌웠다. 여기서 이미 이선의 역할은 정해진 거다. 유승호가 진정한 왕이 되려면 뭘 해야할지 누구나 알 수 있다.

화군은 이 기구하면서 청량한 세자를 지독하게 사랑하게 됐다. 화군이 할아버지와 맞짱 뜰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화군의 사랑은 세자가 가은(김소현)을 마음을 품고 있으니, 외사랑이고 짝사랑이다. 그런데 윤소희는 그런 발성으로는 캐릭터의 도도함과 당당함을 살려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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