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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 산 넘어 산 ②] 이랜드 외식사업부, 비정규직 정규직화 ‘딜레마’
뉴스종합| 2017-05-28 09:31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비정규직 88.2%
-근무환경ㆍ업무형태ㆍ근로자 자발적 이유로 비정규직 多
-내부서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한 검토 중
-‘기업 인력운용은 사업장 여건 고려’ 의견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Zero)화’ 정책 기조를 내세우면서 외식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업계 특성상 파트타임 근무 형태가 일반화돼있고 근로자 스스로도 비정규직(아르바이트)을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Zero)화’ 정책 기조를 내세우면서 외식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사진=드라마 캡처]

27일 발표된 고용노동부 사업체 기간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근속 1년 6개월 이상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16.8%였다. 이는 2012년(27.9%)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든 수치다. 1년 6개월 이상 기간제 근로자로 일한 사람 10명 가운데 2명이 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외식업계의 경우 업계 특수성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대기업 비정규직 규모 보고서에서 ‘근로자 1만명 이상 기업 중 직접고용 비정규직 비율 높은 곳’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전체 노동자 중 89.5%가 비정규직이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88.2%로 그 뒤를 이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는 최근 매각 대상에서 외식사업부를 제외하며 사업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이랜드는 6주간 실사와 가격협상 끝에 외식사업부는 거래에서 제외하고 모던하우스만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합의했다. 이달 안에 영업양수도 본계약을 체결한다.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한 번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한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외식사업부는 이랜드파크의 노하우가 집약돼 있는 경쟁력있는 사업”이라면서 “집객 효과가 높아 그룹 주력사업인 패션과 함께 유통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브랜드 가치를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애슐리와 자연별곡을 비롯해 현재 18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 기획과 논의를 거치는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이랜드를 비롯한 몇몇 그룹사는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의 특성상 탄력적인 인력 운영을 해야하는만큼 단기간 구체적 대안을 내놓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패스트푸드, 뷔페를 비롯한 외식업은 근로자가 거꾸로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근로자 필요에 따라 시간제 근무를 선택하는 노동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일부 노동계가 정규직 전환에 집착하다 일자리 창출과 임금 격차에 따른 사회갈등을 줄여야 하는 노동정책의 근본을 놓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인력운용은 사업장 여건에 따라 상이한 문제”라며 “무조건 좋다,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갈등을 심화하고 오히려 사회 전반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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