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헤럴드포럼-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막가파 창업 보고서
뉴스종합| 2017-06-22 11:18
명퇴, 은퇴자들은 하루아침에 없어진 일자리를 대신해 자신이 오너가 돼 운영할 수 있는 창업을 시도한다. 그들은 어제까지 기업 소속의 직무를 수행하던 직원이었다. 자신의 능력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퇴직금을 모아놓은 저축자금을 한 번에 털어 넣어 치킨집, 고기집을 차린다. 장사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본사에서 기본재료부터 넵킨까지 챙겨준다는 말에 덜컥 계약을 하고 수천만 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치른 후 개업을 한다.

그러나 지역내 해당 체인점은 그들만이 아니다. 과거에는 이들도 일정거리를 두어 권역을 인정하며 도리를 지켰지만 최근에는 거리는 커녕 창업자가 하겠다는 사인만 주면 바로 건너편에도 체인점을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하라는 대로만 할 작정으로 차렸다면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가게를 넘기게 된다. 웬만한 매출로는 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십 년간의 노동의 댓가를 하루아침에 날리는 경우가 흔하다.

청년 창업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자리가 없으니 자의반 타의반 창업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시작은 의욕적이지만 기업의 운영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나 처음 출발하는 기업에 들어와 줄 직원 구하기도 힘들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제품화하고 이를 런칭, 소비자에게 소개하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 물론 이들을 정부 기관들이 장소까지 제공하며 경영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지원하는 것이고 보조하는 것이지 실질적인 매출이 일어나고 기업의 규모를 확장해 나아가는 것은 전적으로 창업자의 몫이다.

그들에게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의 운영은 결코 쉽지 않다. 때문에 수많은 창업자들이 기업을 창업했다가 일년도 유지하지 못하고 폐업하고 있다. 경험이 전무한 청년들이 달겨들어 기업창업에 성공하는 일은 손에 꼽힐 만큼 어려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사실 수십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중장년도 기업의 지속적 운영이 쉽지 않다. 게다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소비자 니즈가 급변하는 요즘에는 더욱 탄탄한 기업을 만들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아이템을 잘 알지도 못하고 체인이라는 쉬운 시스템에 덜컥 사고부터 치는 그들 때문에 사업타당성이나 수익성은 이미 남의 손에 넘겨버리고 만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초보 창업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쉬운 만큼 쉽게 따라 잡힐 수 있다.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지만 다양한 창업 수요를 모두 포용할 수 없다. 당장 실무적인 지원이 필요함에도 형식적인 절차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기술을 개발했지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특허출원도 하지 못한다. 시장은 변화를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창업자들은 시장은 아랑곳없이 잘 될거라는 믿음 하나로 창업의 길에 들어 선다. 빨리빨리가 필요한 순간은 창업의 순간이 아닌 운영의 순간이다. 작년에 4만여개의 프렌차이즈 점포가 창업했지만 이중 절반은 문을 닫았다. 창업은 빨리가 아닌 신중함을 찾아야 한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