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폭탄주는 옛말…검찰 술자리 피하는 이유
뉴스종합| 2017-06-26 07:09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폭탄주’를 탄생시킬 정도로 과격한 술 문화로 유명한 검찰 조직이 변화하고 있다. 선배 검사가 퇴근 후 간단히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하면 후배 검사들이 ‘쉬고 싶다’며 거절한다는 것.

중진 검사들은 ‘우리가 평검사 때는 선배들이 술자리를 제안하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참석했는데 요즘은 후배들 눈치를 봐야 한다’며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 조직은 선후배 위계질서가 강하고 술자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검찰이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의 원조 집단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술자리를 꺼려해 폭탄주 문화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양상이라고 한다.

특히 박근혜 정부 파면 과정에서 검찰 개혁이 국민적 과제로 대두되면서 일부 눈치 빠른 검사들 위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만 해도 평검사는 주 3~4일 술자리에 불려갔지만 요즘은 그런 자리가 거의 없고, 회식도 수개월에 한번씩이라는 게 평검사들의 전언이다.

그밖에도 검찰의 폭탄주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일이 많아 피곤해 쉬고 싶다는 검사들이 늘어났고, 여성 검사가 늘어난 점도 한몫 했다. 2000년 전체 검사의 2.4%(29명)였던 여성검사는 올 2월 기준 592명(28.9%)으로 17년 사이 20배 가량 늘었다.

여성 검사는 가정과 육아 때문에 퇴근 후 술자리를 꺼린다고 한다.

또한 검찰개혁 분위기와 우병우 논란, 돈봉투 만찬 등으로 불거진 검찰의 이미지 실추 또한 검사들이 술자리를 자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검찰에 도입된 상관 평가제로 인해 후배 검사들에게 술자리 청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상관’들의 입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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