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정부지원 재도전기업 생존율 84%가 주는 교훈
뉴스종합| 2017-07-13 11:24
창업 후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다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재기한 기업 생존율이 전체 창업기업 평균의 2배에 이른다는 중소기업청의 ‘재도전 지원기업 성과조사 보고서’는 스타트업 관련 정책이 지향해야할 방향을 다시한번 일깨워 준다.

2014년 정부의 재창업 자금이나 연구개발(R&D)을 지원받은 ‘재창업’(Restart) 기업, 사업전환자금과 진로제시ㆍ회생컨설팅을 받은 ‘재도약’(Turn-around) 기업 등 ‘재도전’ 지원정책 혜택을 받은 96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까지 2년간 810개(83.9%)가 살아남았고, 소멸한 곳은 155개(16.1%)였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에서 창업기업의 2년 생존율이 47.5%인 것과 비교하면 재도전 수혜 기업(83.9%)이 36.4%포인트나 높았다.

그 뿐 아니라 생존기업들은 종사자 수와 매출액도 성장세를 보였다. 사업에 실패했다가 다시 시작한 165개 재창업 기업의 연 매출은 평균 9억2800만원에서 11억3100만원으로 21.9% 늘어났다.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다가 회복에 성공한 645개 재도약 기업도 평균 70억9300만원에서 73억9300만원으로 4.2% 증가했다.

이처럼 재도전 기업의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는 3000억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 조성방안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시키는 등 정책적 지원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 일이 아니다. 좀 더 전방위적이고 전향적인 방안들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의 본질에서 접근하는 본원적 수술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창업 후 실패의 대가가 너무 혹독해 젊은이들이 갈수록 안정지향적 경력 관리를 선호한다. 창업보다는 취업에 목매는 이유다. 젊은이들이 창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실패하더라도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실리콘밸리 성공 기업가들의 평균 재창업 횟수는 2.8회에 이른다. 마윈은 8번 실패 후 9번째만에 알리바바를 성공시켰다. 우리나라는 매년 폐업자가 86만여명씩 나오고 있다. 그들이 재기하지 못해 사라지는 경험 자산이 10조원을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엄청난 국가적 낭비다. 실패도 자산이다.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대상의 확대와 재창업자 신용회복 등 재도전을 위한 제도적 걸림돌이 먼저 제거돼야 하는 이유다. 창업 활성화 정책은 재창업 활성화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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