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팔도 식재료 유랑단
기사입력 2017-07-17 11:35 작게 크게

오락가락하는 장마에 바깥출입이 줄어 필자로선 TV와 친해지는 유일한 때가 아닌가 싶다. 최근 유명 요리사들이 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착한 농부’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지역의 정직한 식재료를 활용해 맛깔스런 메뉴도 선보인다. 중식, 양식 각각 분야는 달라도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좋은 식재료”라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바야흐로 무인상점, 계산대 없는 식음료 매장이 등장하는 시대다. ‘노 라인, 노 체크아웃(No line, No checkout)’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아마존고(Amazon Go)’가 지난 해 미국 시애틀에 개장하여 운영 중이다. 한 번의 클릭으로 레시피와 함께 손질된 식재료가 배달되는 ‘밀키트(Meal Kit)’ 또는 ‘쿠킹박스’ 서비스가 인기인 요즘, 식재료를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웬 말이냐 할지 모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를 통해 유통ㆍ물류도 상당 부분 자동화가 가능한 초연결 시대에 재화의 유통과정이 축소되고, 소비자 개인 선호에 따라 직거래 형태도 맞춤형으로 다양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하지만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 충분한 ‘정보공유’와 ‘신뢰’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들이다. 대표적 서비스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불안하다면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는 사상누각이고, 여행객과 집주인 사이에 지켜야할 상식선을 벗어난다면 에어비앤비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다. 품질의 뒷받침 없이 편리하기만 한 서비스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공산이 크다.

농산물 역시 온ㆍ오프라인 직거래 등 유통경로를 다양하게 활성화하려면, 상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우수한 품질은 필수다. 더구나 식품은 위생, 건강, 안전과도 직결된 분야이기에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는 거래를 지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식재료가 팔도에 널려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외식업계와 농식품 생산자 간 지역 특산 식재료 정보 공유를 위해 전국 주요 산지를 찾아 ‘식재료 직거래 산지페어’를 열고 있다. 호텔, 학교급식, 프랜차이즈의 원료 구매담당자, 요리사 등 바이어들을 산지로 초청해 생산자와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공급계약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도 보았다. 바이어는 신선한 식재료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 생산자는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하는 셈이다. 지난달 강원도 페어에서 체결된 ‘원주시-부산 우수외식업지구’, ‘농협 경제지주 강원연합사업단-한국농식품협동조합’ 간 식재료 구매약정에 따라 강원도 특산물이 고정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양자 간 신뢰가 쌓일수록 불필요한 관리비용이나 중간 유통비용이 절감된다. 생산ㆍ공급 관리와 피드백 시스템 등 거래 체계가 정착되면 혁신 기술의 날개를 달고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농식품 직거래도 얼마든지 활성화될 수 있다.

국내 외식산업은 연간 40조원이 넘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우리 농산물의 최대 수요처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앞으로 농식품이 소비자에게 이르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농산물 유통도 ‘갱상일루(更上一樓)’, 즉 멀리 내다보기 위해 한 층 더 도약할 때다. 착한 농부, 좋은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유랑이 품질 경쟁력 향상과 신뢰를 도모하고, 농업과 외식산업 간 상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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