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비상경영 면세점…매출 회복 ‘미스터리’
뉴스종합| 2017-07-24 11:27
보따리상 대리구매 영향
신규면세점 약진도 한몫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내면세점 업계에 ‘의외의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의 단체관광이 본격적으로 금지된 3월부터 이용객 수는 줄어드는데 비해 매출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매출 회복세는 따이공(중국인 보따리상)과 신규면세점으로 인한 ‘착시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이용객 수는 106만4279명을 기록, 지난해 6월(184만1776명)에 비해 77만7497명이 줄어들었다. 42%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전월에 비해 4만33명 늘어 3.9%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국내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6억8856만7923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400만 달러(717억5680만원 가량) 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난 5월에도 전체 외국인 매출액은 6억5590만 달러를 기록해 5억9016만 달러의 매출을 낸 4월에 비해 11.1% 증가했다.


매출 회복세는 따이공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중국인들은 화장품ㆍ명품 의류 등의 자국 유통망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그렇다보니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면세시장에서 해당 상품들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드 보복 조치로 방한의 기회가 줄어들자 따이공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보따리상들은 인터넷을 통해 선주문을 받고 상품들을 국내면세점에서 대리구매를 한 뒤 중국으로 입국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단체관광이 금지된) 지난 3월 중순 이후로 중국 보따리상들의 구매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보따리상 입장에서도 한국 면세점에서 화장품, 명품 사재기로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지난해 2분기 2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3분기(990억원), 4분기(1890억원) 등으로 대폭 증가하다 올 1분기 1831억원으로 약간 감소했다. 하루 평균 매출도 지난 3월까지 38억원 가량을 기록하다 4~6월엔 30억~35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 1분기 매출 78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면세점들의 경우 내국인,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매출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면세점 위기 극복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사드 보복 조치 이전의 호황기 수준에 비하면 외국인 매출액과 이용객 수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업계 경쟁 심화로 매출 급감이 심화되고 있다.

구민정 기자/korean.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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