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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nsight-류재원 KOTRA 마드리드무역관장]바르셀로나,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다
뉴스종합| 2017-07-24 11:18
“2017년 10월 1일 우리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입니다”

지난달 9일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4개 도시로 구성된 카탈루냐 지방정부 주지사가 분리독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스페인 대통령은 지금의 행위는 민주주의의 가면을 쓴 쿠데타와 다름 없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분리독립을 실현하기 위한 기차는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의 역사는 1469년 독립국가였던 카스티야왕국과 아라곤왕국이 결혼으로 통합된 스페인왕국이 탄생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마드리드 중심의 카스티야왕국의 세력이 바르셀로나 중심의 아라곤왕국보다 커 통합 왕국은 마드리드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에 반발한 카탈루냐는 왕위계승 전쟁을 통해 독립을 꾀했으나 1714년 패전해 자치권이 약화됐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을 진압하고 정권을 획득한 프랑코 대통령은 이 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박탈하는 등 탄압 수위를 높였다.

카탈루냐는 언어와 문화도 스페인의 다른 지방과는 다르다. 경제적으로는 스페인 GDP의 20%,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거점지역이다. 카탈루냐는 중앙정부가 이 지역에서 거둬들인 세금에 상응하는 충분한 자치권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에 불만이 있다. 중앙정부로서는 분리독립에 따른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발렌시아, 바스크, 카나리아 등 이질적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지방정부의 연이은 독립을 막기 위해서라도 독립을 승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0% 넘는 시민이 분리독립을 반대했다. 헌법재판소는 독립 여부를 묻는 지방정부의 투표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주지사는 투표를 강행하기 위해 법령을 개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및 투표소 설치를 준비 중이다. 다음 달부터는 투표 참여율과 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계획을 공식화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에 이어 스페인 카탈루냐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벨기에 안트워프, 프랑스 코르시카 등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한창인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일본, 캐나다에 이어 남미공동시장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을 3.1%로 상향 조정했다. EU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이다. 상반기 외국인 투자와 교역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슬람ㆍ로마문화와 카톨릭문화가 어우러진 풍부한 관광자원, 천혜의 기후 조건으로 인해 연일 외국 관광객 최다 방문 기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제 스페인은 2012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EU의 4대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주거환경을 갖고 있고 개방적 사고방식, 그리고 중남미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스페인은 분리독립과 관련한 정치적 혼돈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기업의 글로벌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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