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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프랜차이즈 문제, 본질은 ‘창업주’
기사입력 2017-07-24 11:18 작게 크게

“프랜차이즈 문제요? 본질은 창업주죠. 창업주가 달라지면 많은 게 바뀝니다.”

최근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한 사람이 불쑥 이렇게 말한다. 유통업계,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근 어려움에 대해 한창 얘기하던 중이었다. 프랜차이즈 쪽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그는 평소 과묵한 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자체나 창업주에 대한 비판을 평소에 한적이 없는 그였기에 의외였다.

“창업주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니면 다 죽어요.”

“…………” 표정이 결연하다.

5분여 동안의 그의 말을 대충 요약하면 이랬다.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는 죽을 맛이다. 한때는 퇴직 직장인이나,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올시다’란다. 일단 과잉 경쟁이 주요 원인이다. ‘대한민국에선 먹는 장사가 남는다’는 말을 신봉해 음식이나 커피, 피자집 창업에 너도나도 몰려들다보니 조금 과장하면 두집 건너 하나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부턴가 폐업이 속출했고, 살아남는 곳도 겨우 입에 풀칠 정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 프랜차이즈 업계에 갑질 논란이 연일 터지고, 공정위 칼날이 목에 겨눠지면서 애꿎게도 가맹점들이 숨에 막힐정도의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이나 마케팅 경쟁력 없이 프랜차이즈에 부나방 처럼 달려든 이들의 원죄이겠지요.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특히 오너의 천박한 자본주의가 업계를 더 벼랑끝으로 몰고 있습니다.”

한잔을 들이킨 그는 프랜차이즈 오너에 대한 공통점을 나열했다. 속살을 내보이는게 챙피했는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주들은 대개 회사 돈을 자기 돈으로 여긴단다. 창업에서 성공까지 거의 혼자 일궜다고 생각하면서 “내 돈 내 맘대로 쓰는데 어때?”라고 생각한단다. 그러다보니 투명 경영은 없다. 창업주들은 또 가맹점이 자기 덕분에 먹고 산다고 믿는다. ‘내가 죽을힘을 다해 성공한 브랜드를 갖다 쓰니, 나한테 어느 정도는 바쳐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그들의 DNA에 언제부턴가 심어져있다는 것이다.

미스터피자의 ‘치즈 통행세’ 논란, 공정위가 현미경처럼 들여다 보고 있는 BBQㆍ롯데리아 등의 불공정거래 의혹, 나아가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의혹 등이 순간 오버랩됐음을 부인할 순 없겠다.

물론 그는 전제했다. 훌륭한 프랜차이즈 창업주들은 많이 있고, 업계에 흙탕물을 튀기는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라고. 말을 독식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겸연쩍어하면서 말을 맺는다.

“대기업 오너가의 갑질도 문제가 많았지요. 그래도 오랫동안 사회적 감시망이 작동하다보니 많이 개선됐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창업주가 현재 현직에서 활동하는 곳도 많아 역사가 일천합니다. 그러다보니 감시망이 거의 없이 방치됐었고, 그동안 곪았던 것이 요즘 터지고 있는 거지요. 중요한 것은 창업주의 오만과 편견이 바뀌지 않으면 상생과 미래는 요원하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많아요. 하도 답답해 말이 길었네요.”

침묵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우리 중 하나가 소주잔을 들었다. 그리곤 건배사 치곤 정말 재미는 없지만, 그를 진정 위로하기 위한 건배사를 외쳤다.

“프랜차이즈 탈태환골을 위하여.” “위하여.”
 
y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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