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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 ‘효리네민박’ 관찰예능의 아주 잘된 예
엔터테인먼트| 2017-07-24 13:32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관찰예능은 스토리의 재미보다는 출연자의 매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사람이 괜찮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물 섭외가 성패를 상당 부분 좌우한다. 방송을 열심히 준비하거나 ‘끼’가 있다고 해서 주목받기 어려운 시대다.

그런 점에서 JTBC ‘효리네 민박’은 관찰예능의 아주 좋은 예로 참고할만다.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부분, 예능의 재미를 위해 동원되는 부분들이 스튜디오에서는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다.

하지만 ‘효리네민박’ 같은 관찰카메라 형식의 리얼리티물은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들이 방송에 묻어나오게 된다.

이효리는 원래 별로 눈치도 보지 않고, 할 말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 많은 분이나 선배에게 예의를 잃는 건 아니다.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걸 알기 때문에 100% 리얼일 순 없어도, 이효리의 평소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들이 ‘효리네민박’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효리가 직원 아이유를 데리고 바닷가에 산책을 나가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억지로 찾으면 없다.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니까 그런 사람이 오더라”고 말하고, 23일 방송에서는 남편 이상순에게 “지은이가 회 먹고 싶다고 그랬는데, 지은이랑 같이 갔다와. 지은이가 내가 보니까 되게 사소한 경험이 없더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다.

후배에 대한 세세한 관심과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말이다. 이효리는 아이유가 이번 음반에서 아날로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밤편지’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하면서 바라볼 수 있다. ‘효리네 민박’에는 이효리 이상순 아이유라는 연예인과 일반인 민박객들이 있다. 일반인들도 그 사이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아이유는 일반인 손님들에게 커피를 만들어준다.

연예인들끼리, 또 연예인과 그 가족끼리 진행하는 관찰예능들은 일반인들이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다. 실제로 그들과 함께 하지는 않더라도 심정적으로라도 공감하며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만약 ‘효리네 민박’도 그랬다면, 이효리 음반을 띄워주기 위한 또 다른 마케팅이라는 반응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설령 ‘효리네 민박’ 기획시 이효리 음악 마케팅 차원이 있다고 해도, 다른 장치들을 잘 해놓아 단순 홍보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효리가 1회에서 자신의 집에 들어올 민박 손님에게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심심함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말할 때부터, 프로그램 방향을 잘 잡은 듯 했다.

‘효리네 민박’도 ‘윤식당‘처럼 여가와 여행을 포함해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 또 이런 여행을 통해 어떤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되고,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지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게 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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