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中, 검은 백조보다 무서운 ‘회색 코뿔소’ 잡으려 총력
뉴스종합| 2017-07-24 17:31
-규제당국 전방위 압박정책에 ‘코뿔소 충돌’ 우려
-규제 추진과정에 시장 설득 빠졌다 지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이 연일 ‘회색 코뿔소(gray rhinos)’를 걱정하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경제학자 미셸 부커가 고안한 개념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한 대형 위험요소를 일컫는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위험을 뜻하는 ‘검은 백조(black swan)’와 달리 ‘회색 코뿔소’는 심화되기 전까지 간과되는 되는 ‘구조적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은 지난 2월 중문판이 발간된 미셸의 저서 ‘회색 코뿔소’가 지적한 중국 경제의 위협요소를 컨트롤하기 위해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분야를 막론한 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노력이 과연 효력이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뉴욕타임스(NYT),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최근 중국 당국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 몰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대형 리스크를 한 번에 해소하려는 당국이 ‘(코뿔소들을)충돌’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중국 경제에 지속적인 대형 악재로 일컬어지는 경제양극화ㆍ사회불안정ㆍ환경오염을 해소하기 위한 압박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과도한 은행 부채를 지고 공격적 해외투자에 나선 안방보험그룹ㆍ포순인터내셔널ㆍHNA그룹ㆍ다롄완다그룹에 재무조사를 실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올가을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여론울 안정시키기 위해 가상사설망(VPN) 차단, 오락 프로그램 규제 등 조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역시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부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후 ‘회색 코뿔소’를 거론하며 예방을 주창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금융 분야 위험요소는 복잡하다. 검은 백조 뿐 아니라 회색 코뿔소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미셸은 그러나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인민일보 사설이 거론한 그림자 금융ㆍ부동산 버블ㆍ자본 시장 위험ㆍ사이버 보안ㆍ잠재적 유동성 쇼크 등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당국의 규제 강화에 따른 경제 위축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코뿔소가 한곳에 모일 때 충돌이 발생하듯, 규제를 한꺼번에 도입하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국이 동시다발적으로 규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중국 통계국이 2분기 경제성장률 6.9% 달성 소식을 발표한 17일,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도리어 4.28% 하락했다. SCMP는 이같은 결과가 시장이 당국의 장밋빛 전망보다는 중국 국가채무가 이미 5월에 GDP의 300%를 넘어섰다는 국제 금융연구소 발표에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셸은 이같은 간극을 극복하기위해 “당국이 실시하는 (규제) 정책들이 추후 더 큰 고통을 피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확신을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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