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어린이 물놀이 안전 ①] “워터파크ㆍ해수욕장, 어린이 유행성 각결막염 주의하세요”
라이프| 2017-07-26 10:29
-여름철 바이러스가 원인인 결막염 주의해야
-유행성 각결막염ㆍ아폴로눈병 등 발생 많아
-유행성 각결막염 0~6세 환자 1000명당 149명
-감염병 예방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가 중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곽모(37ㆍ여) 씨는 지금도 지난해 여름 바캉스 때문에 딸(5)이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딸이 보채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워터파크가 문제였다. 즐겁게 놀고 온 딸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을 비비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결국 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됐다. 심각하다고 느낀 곽 씨는 딸을 데리고 안과로 달려갔다. 딸은 유행성 각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며칠 더 연차를 내고 딸을 돌봤다.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찌는 듯한 더위로 대부분 워터파크와 해수욕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도심에 설치된 야외 분수나 공원 내 야외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분수 같은 수경시설은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주로 이용한다.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므로 수질 상태가 좋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염돼 유행성 각결막염 같은 눈병에 걸릴 수 있다. 워터파크나 해수욕장도 바이러스가 자라기 좋은 고온 다습한 환경인 데다, 눈병에 걸린 사람의 분비물이 물을 오염시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물의 위생 상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물놀이 중 눈에 통증이나 이상 증상이 느껴져도 지나가기 일쑤다. 때문에 오얌된 물이 눈에 바로 들어갈 경우 감염성 결막염 등 유행성 안질환이 발생하기 쉽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어린이는 물의 위생 상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야외 분수나 워터파크,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중 눈에 통증을 느끼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5일 오전 서울 지역의 한 물놀이장을 찾아 분수 물줄기를 맞고 있는 어린이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연합뉴스]

▶어린이 자주 뛰노는 바닥 분수, 수질 심각=환경부가 201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물놀이 수경시설 804곳에 대한 수질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질기준에 미달되는 물놀이형 수경시설은 전체의 5.1%인 41곳이나 됐다. 이 같은 수질기준에 미달된 수경시설 중 바닥 분수가 35곳, 벽면 분수가 1곳이었다.

바닥 분수는 저장된 물을 끌어올려 이용한 후, 사용한 물이 별도 처리 과정 없이 저수조에 다시 들어가 재이용되는 구조로 돼 있다. 바닥 분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는 대부분 눈에 물이 들어가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송상률 건양대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교수는 “바닥 분수 등에서 놀다 발생하는 땀과 노폐물가 다시 바닥 분수에 들어가는 것도 문제”라며 “물놀이 후에는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같은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유명 관광지 해변이나 워터파크 역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유행성 눈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 질병 전파도 빨라 야외 물놀이 후에는 눈병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 유행성 각결막염, 고열ㆍ인후통 동반=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16 안과감염병 표본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유행성 각결막염의 환자 수가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해 유행성 눈병 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안과 의원 80곳의 경우 0-6세 환자가 1000명당 149명으로 가장 높았고, 7~19세가 75.1명, 20세 이상이 23.9명 순이었다. 단체 생활이 잦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유행성 각결막염이 많이 발생했다는 방증이다.

송 교수는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이다”며 “결막염이란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미생물과 꽃가루나 화학 자극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한 결막염으로, 대표적으로 유행성 각결막염, 인두 결막염, 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있다”며 “눈물과 눈곱이 많이 생기고,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 같은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 중 흔히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한 눈병이다. 아데노바이러스가 각막과 결막을 동시 침범해 발생하게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어른은 주로 눈에 국한된 증상을 보이는 반면 어린이는 고열,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양쪽 눈에 염증이 생기거나 한쪽만 생길 수도 있다. 양쪽 눈에 병이 난 경우 대개 먼저 병이 난 쪽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잠복기는 접촉 후 보통 5-7일 정도로 대개 3~4주간 지속된다. 감염된 이후 약 2주 이상 전염성을 갖게 된다.

송 교수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발병 초기 충혈과 이물감이 있고 눈물이 많이 나온다”며 “눈꺼풀 부종,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귀밑, 턱밑에서 임파선 종창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결막 표면에 막이 생성될 경우 각막 표면을 긁게 돼 통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환자 중 일부는 각막 중심부에 이차적으로 발생한 상피 각막염으로 인해 눈부심을 호소하기도 한다.

어린이는 물의 위생 상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야외 분수나 워터파크,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중 눈에 통증을 느끼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5일 오전 서울 지역의 한 물놀이장을 찾아 분수 물줄기를 맞고 있는 어린이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연합뉴스]

▶“유행성 각결막염, 선글라스는 좋지만 안대는 금물”=유행성 각결막염 발생 시 초기에는 얼음 찜질로 부종과 통증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눈꺼풀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안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송 교수는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부심을 줄이는 것은 좋지만, 안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바이러스에 손상된 세포가 2차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한다.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증상 발연 이후 약 2주간은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환자는 손을 자주 씻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한편 주변 사람과 직접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환자의 가족들은 수건, 비누, 침구 등을 반드시 따로 사용해야 한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며 결막 출혈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에 비해 발병 후 지속 기간은 짧은 편이지만 역시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교수는 “유행성 안질환 증세가 의심될 경우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전문의로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외 분수나 인공 폭포는 시설에 따라 수질 상태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놀이를 할 때에는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인공 눈물로 씻어내 눈에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유행성 눈병 환자 행동 수칙>

▶눈을 비비거나 비눗물ㆍ수돗물로 씻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한다.

▶가급적 눈을 만지지 말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다.

▶눈병에 걸렸더라도 안대를 착용하지 않는다.

▶자주 손을 씻고 수건 등 개인 용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목욕탕,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3-4일간은 타인에게 눈병을 옮길 수 있어 주의한다. 

도움말:건양대 김안과병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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