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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광장-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협업의 토양에서 혁신이 자란다
뉴스종합| 2017-07-27 11:11
최근 광산현장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탐사하고, 무인트럭을 원격 조종하여 광석을 운반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영화 ‘에이리언’은 우주에서 광산을 개발해 광석을 싣고 지구로 귀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미 미국 항공우주국은 소행성에 무인탐사선을 보내 우주 광산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소행성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3D 프린터로 만든 장비로 광산을 개발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이 현실로 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인류는 끊임없이 혁신을 통해 진보해 왔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과 융합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연결의 장벽을 없애 전보다 더 쉽게 이야기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연결-협업-융합이 활발해지면서 혁신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협업으로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여 혁신이 일어나고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지멘스 회장 조 케저는 “오늘날 혁신은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얘기한 바 있다. 협업이 제대로 되면 기업은 혁신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협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야하고, 상대를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간과 장소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협업 그 자체가 목표가 되면 곤란하다. 명확한 목표가 없는 협업은 인력과 시간뿐만 아니라 조직 분위기까지 망치기 쉽다. 경영진은 협업이 핵심가치임을 강조하여 공동체 의식을 북돋워야 한다.

또한 ‘협업은 손해 보는 일’이라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제도가 확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활발한 소통으로 상호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신뢰는 협업이 이루어지기 위한 마중물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50년간 광업 외길을 걷고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이다. 자원개발은 탐사, 개발, 유통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서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는 종합산업이다. 혼자 힘으로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자원개발분야는 생산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맡는 분업에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분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창조사회를 맞이했다. 협업을 통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광물공사는 최근 광산개발 작업자의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인 ICT를 활용한 실시간 원격관리시스템을 개발하여 국내광산에 보급하고 있다. 민간기업과의 협업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혁신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협업을 통한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기업문화 차원에서도 협업을 활성화하여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협업에 적합한 사무실 공간배치를 팀원들이 결정하도록 하였다. 부서장이 신입직원 자리에 앉고 칸막이를 걷어냈다. 의자만 돌리면 ‘소통 광장’에 모일 수도 있다. 얼굴 보기도 힘든 다른 팀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런치미팅을 장려하고 있다. 부서 간 협업 정도를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신설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의 시대에 기업들이 생존하는 방식은 기존과는 달라야 한다. 혁신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협업은 그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최고의 인터넷 신발 판매업체 자포스의 CEO 토니 셰이는 “사람들이 더 자주 마주치고 한 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서로 배우고 연결된다면 사람들은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이럴때 혁신이라는 기적은 절로 일어난다”고 했다.

협업이 활발해지면 혁신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협업이라는 토양 속에 혁신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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