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비우면서 더 채우는그러니까 강호동…
엔터테인먼트| 2017-07-27 11:22
강호동<사진>은 예능 ‘1인자’시절이 퇴조하면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위기는 재능과 재치탓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탓이다. 그래서 그는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새로운 예능 환경에 내팽개쳐졌다.

그러니 지상파만 고집할 수가 없었다. 종편인 JTBC 예능에 대거 참가했다. 결과는 어떤가? 그는 요즘 핫한 예능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아는 형님’ ‘신서유기’는 요즘 가장 재미있는 예능에 속한다.

강호동은 지금과 같은 자리를 찾는 데에는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났다. 다운그레이드, 다운사이징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안에서 자기 영역을 찾았다.


새로운 관계와 케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수근, 김종민, 은지원, 이승기 등 기존 멤버뿐만 아니라, 김희철, 민경훈과의 조합도 호응을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1인자의 거품도 많이 빠졌다. 지금은 지상파 위주가 아니라 종편, 케이블 위주다. 강호동의 이런 시도는 꽤 괜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상파에만 있다는 건 요즘 예능 트렌드가 아니라는 말과 통한다.

‘한끼줍쇼’는 그리 쉽지 않아 보이지만, 계속 해나가는 게 신통하다. ‘한끼줍쇼’ 요코하마편에서는 사막에서 바늘찾기 같은 어려운 일을 해나갔다. 요코하마에서 김서방 찾기였다. 물론 여기서는 일본 말을 못하는 강호동보다는 일본말을 하면서 성의를 다한 이경규의 역할이 컸지만, 둘 다 거품이 많이 빠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이 하는 토크가 먹히는 부분도 있다. 하다 보니 “이런 얘기, 저런 얘기”나 “아 휴” 같은 유행어도 만들어졌다.

강호동의 장단점도 과거와는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소리를 빽빽 지른다거나 오버액션을 하는 것은 약점이다.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약점이다.

장점은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에너자이저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조금스럽게 사용되어야 한다. 강호동은 오히려 소리를 낮출 때 먹힐 때도 있다.

강호동은 입과 몸을 모두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 토크도 하고, 몸으로 부딪칠 수 있는 예능인이다. ‘신서유기’의 신효정 PD는 “항상 동생들중 한 명 정도는 강호동에게 엉겨붙어있다”고 말한다. 강호동은 ‘신서유기’의 송민호, ‘섬총사’의 정용화처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들과 각별한 소통을 이뤄내고 있다. 강호동은 규모를 줄이니 실속이 늘어났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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