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반
홍콩 보다 부산 야경…예술이 된 달동네 밤
라이프| 2017-07-27 15:46
“밤이면 세계 최대 비정형빌딩 된다”
부산관광공사, 8월 가볼만한 곳 선정
해운대, 광안리보다 정감, 인심 넘쳐
이경규의 산복도로 추억, 주목받기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홍콩 여행 갔던 부산 사람들은 야경 투어를 마친뒤 곧잘 “이기 다가?”라고 말한다. 야경에 대한 부산 사람들의 자신감이 배어있다.

야경에 관한한 부산이 홍콩보다 다채롭다. 부산관광공사는 ‘8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그 수많은 야경 명소 중에서 피란민의 애환이 깃든 ‘원도심’ 부산 중구 산복도로, 동구의 밤풍경을 선정했다.

지금은 문화예술촌으로 변모한 원도심의 달동네는 밤엔 세계에서 가장 큰 비정형 빌딩이 된다.


부산관광공사는 화려한 마천루의 해운대, 광안리 야경과는 색다른 정서를 제공하는 원도심 야경을 추천하면서, 동구의 증산전망대, 유치환의 우체통과 중구의 역사 디오라마 전망대, 부산타워를 콕 찍어 가볼 것을 권고했다.

부산 동구와 중구는 겉보기엔 다른 지역이지만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복도로란 산 중턱에 건설한 도로를 뜻하는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쳐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이 집단 거주했던 지역이다.

최근 도시재생사업으로 산복도로는 부산시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이경규와 강호동이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추억을 되짚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중구의 대표적 야경명소는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와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새롭게 문을 연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는 미디어갤러리, VR망원경 등 각종 첨단장비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망대의 투명 유리창으로 산복도로,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영도대교 등 부산의 야경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부산야경과 증강현실이 어우러진 ‘윈도우 맵핑쇼’는 부산의 상징인 등대, 고래, 동백꽃, 불꽃축제과 은하수 등을 빛으로 재현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는 나무에 걸리는 것 없이 탁 트여 있어 바다와 부산항 대교, 집과 집 사의 골목길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산복도로 사이사이를 집중해서 보면 땀을 흘리며 걷는 주민들의 모습까지 보여 마치 디오라마(Diorama/입체 축소모형)를 관람하는 느낌이다.

먼저 동구의 야경명소는 증산전망대와 유치환의 우체통이다. 


유치환의 우체통은 산복도로의 중간 쯤 빨간 우체통 모양의 정류장(부산컴퓨터과학고교)으로 찾을 수 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느린 우체통 때문이다. 엽서를 우체통에 넣으면 일 년 뒤에 배달된다. 부산항대교가 펼쳐지는 야경을 바라보며 소중한 추억을 직접 남길 수 있는 색다른 야경명소이다.

산복도로는 38, 86, 186, 190번 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다. 또한, 부산역을 출발해 원도심 일대를 순환하는 만디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정류장에 하차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

동구 좌천동 증산전망대는 누구든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책코스로 증산공원을 지나면 보인다. 엄청난 경사의 계단을 마주하지만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영도와 신선대부두, 부산의 항만과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과거 부산시민의 치열한 삶의 터전이었던 산복도로가 지금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부산의 속살이고, 문화와 인정이 넘치는 서정적 마을로 거듭났다”고 소개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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