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가장 많이 팔린 항암제
뉴스종합| 2017-07-28 09:06
-최근 1년 표적항암제 처방조제액
-노바티스 ‘글리벡’ 338억원 1위
-백혈병ㆍ폐암 치료제 대부분 차지
-10대 항암제 모두 외산 제품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최근 1년 동안 가장 많이 처방된 항암제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6년 3분기~2017년 2분기) 처방된 표적항암제 상위 10개 제품의 처방액은 1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비스트는 약국에서 얻은 처방 급여의약품 청구 자료다. 처방된 급여의약품 정보는 모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을 유발하는 인자만 ‘표적’해 공격하는 항암제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한다. 부작용이 많다. 2세대로 불리는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공격하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면역항암제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아직까지 암 치료의 트렌드는 표적항암제다.


글리벡은 지난 1년간 338억원이 처방됐다. 표적항암제 중 처방액 300억원을 넘긴 건 글리벡이 유일하다. 글리벡은 백혈병 치료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백혈병 환자에겐 가장 선호되는 항암제다. 제조사인 노바티스가 지난 4월 리베이트 행위로 처벌을 받을 때 건강보험 급여 정지 대상에서 글리벡이 빠진 이유다. 당초 글리벡은 건강보험 급여 정지 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글리벡을 사용하던 환자들이 “글리벡을 급여 정지하게 되면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과징금으로 대체해 줄 것을 복지부에 요청했다.

처방액 2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레사’였다. 이레사의 처방액은 3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294억원으로 집계됐다.

3위는 바이엘의 간세포암 치료제 ‘넥사바’가 차지했다. 넥사바의 조제액은 160억원이다. 이어서 노바티스의 ‘타시그나’, ‘아피니토’, 로슈의 ‘타쎄바’ 등이 100억원 이상의 조제액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조제액 상위 10개 품목 중 노바티스 제품은 4개로 가장 많았다. 글리벡과 함께 타시그나(153억원), 아피니토(140억원), 타이커브(66억원) 모두 노바티스 제품이다. 노바티스는 항암제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글로벌 제약사로 알려졌다. 국내 처방액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적응증에선 만성골수성백혈병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가장 많았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는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3개였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잴코리 등 4개 제품이 명단에 올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암 환자 중 백혈병 또는 폐암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를 반대로 보면 이런 암종의 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방 상위 항암제 중 국내 제품은 없다. 아직 항암제 분야에선 국내사의 수준이 글로벌사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항암제 분야에 있어선 국내제약사 수준이 많이 뒤쳐지고 있다”며 “유한, 한미 등 상위사를 중심으로 표적항암제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