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방콕 휴가의 함정 ①] 스마트폰 달고사는 드라마 덕후, 거북목증후군 걸립니다
라이프| 2017-07-28 09:31
-집에서 드라마 등 보며 여름휴가 즐기는 사람↑
-불편한 자세로 시청하면 척추 건강에 악영향
-휴대폰으로 드라마 보면 거북목증후군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직장인 정모(34ㆍ여) 씨는 이른바 ‘드라마 덕후’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방영된 해외 드라마는 물론 국내 드라마도 가리지 않는다. 혼자 사는 정 씨는 출퇴근길이나 집에서 휴대전화나 인터넷TV(IPTV)로 드라마를 보는 것이 즐거움 중 하나다. 지난주 여름휴가 때에도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미국 드라마를 봤다. 그러나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드라마를 보는 바람에 목에 통증이 생긴 정 씨는 최근 병원에서 일자목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인파로 북적이는 피서지보다 집에서 편하게 ‘방콕 휴가’를 보내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최근 한 시장조사 기업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에 꼭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조사 대상의 절반가량(53.2%)을 차지했다. ‘여행 대신 가장 많이 선호하는 휴가지’로 ‘집’을 고른 응답도 56.4%나 됐다

한 직장인이 집에서 옆으로 누워 턱을 괴고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이처럼 불편한 자세로 드라마 등을 장시간 보면 척추에 무리가 가 허리 디스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특히 정 씨 같은 ‘드라마 덕후’에게 여름 휴가는 놓쳤거나 밀렸던 드라마를 ‘완결(드라마 시리즈 전체를 모두 보는 것)’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드라마를 봤다가는 척추에 무리가 자칫 허리 디스크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드라마 덕후‘에게 집은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푹신한 소파나 방석에 미니 프로젝터만 갖춰지면 극장보다 더 집중력있고 여유롭게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며 휴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온라인 쇼핑몰의 조사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대방석 세트, 전자 게임기, 프로젝터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18%, 15% 증가했다. 누운 채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 거치대 판매도 48%나 늘었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것은 눈 건강에 좋지 않다. 스마트폰은 망막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청색광이 TV에 비해 5배나 많이 나온다. 또 화면이 작아서 눈에 피로가 쉽게 쌓일 수 있다.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장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눈높이보다 아래에 스마트폰을 두고 장시간 보게 되면 목과 척추에 압박이 가해져 거북목증후군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TV로 드라마를 즐길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척추에 나쁜 자세를 취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에서 TV를 볼 때 소파나 바닥에 옆으로 누워 턱을 괸다거나, 비스듬히 눕거나, 기대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완전히 눕지도 똑바로 앉지도 않은 어중간한 자세는 목과 허리 척추의 S자 만곡을 무너뜨려 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너무 푹신한 소파보다는 비교적 단단한 소파에 엉덩이를 끝까지 밀착시켜 앉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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