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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보장과 물갈이론 사이 국토부 공기업 사장 운명은
부동산| 2017-07-28 11:42
14곳중 8곳 임기 절반도 안돼
홍순만 코레일 사장 전격 사의
도공 CEO 등 사퇴 ‘교체설 진앙’
후임에 3선 정치인 물망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사장 인사를 둘러싼 관측ㆍ하마평이 솔솔 새어 나오고 있다. 조각(組閣)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과거 정부에서 임명된 일부 인사가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나며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서다. 당장 취임한지 1년 조금 넘은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해 공기업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관심은 현직의 임기보장이냐, 관례처럼 이어진 ‘낙하산’의 재연이냐로 모아진다. 문재인 정부는 공기업 사장 인사에서 절대 무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3선 이상 정치인의 특정 공기업행(行)을 점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14개 공공기관 중 8곳(57%)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현재 법정임기(3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박상우 LH 사장이 1년 4개월,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0개월 됐고,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은 7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2년 6개월이 지난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임기만료가 임박한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 2명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잔여 임기를 한참 남겼다.

교체설 진앙지는 공석이 발생한 곳들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으로 분류됐던 김학송 전 사장이 지난 12일 물러났다. 임기 5개월을 남겨뒀던 김 전 사장의 ‘사퇴’는 ‘물갈이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한 홍순만 코레일 사장의 결정은 다소 의외다. 정치권에선 그가 2019년 5월까지로 돼 있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는 걸로 파악했다. 국토부 출신인 그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체제에서 경제부시장을 역임(2015년 8월~2016년 4월)한 경력으로 인해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코레일 측은 홍 사장의 퇴진 관련,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고만 설명했다. 한국감정원도 전임 서종대 원장이 지난 3월 불명예 해임된지 4개월 넘게 공석이다.

도로공사 후임 CEO엔 정치인이 입길에 오르내린다. 일부에선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의장을 거론한다.

하지만 강 전 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출마할 생각”이라며 “공공기관에 갈 때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중량감 있는 여당의 3선 이상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강래 전 의원 등이다.

임기가 넉넉히 남았더라도 공공기관 평가에서 좋지 않는 점수를 받았다면 교체될 수도 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기업 CEO는 임원추천위원회의 복수 인사 추천→운영위원회 심의ㆍ의결→주무장관의 제청→대통령의 임명 등의 절차를 거친다. 국토부 장관의 의중이 중요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공공기관을 수익성 관점에서 바라봤던 기존의 인식을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청와대와 교감해 중용할 가능성이 있다.
 
홍성원 기자/ho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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