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업 ‘싸게’ 중기·가계 ‘비싸게’…은행 대박실적 비결
뉴스종합| 2017-07-28 11:33
가계대출 금리 대기업 넘어서
담보·보증 높아 위험부담 낮아
“자금수요 불구 중개기능 약화”


저금리 추세 속에 은행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 격차를 줄곧 확대하고 있다. 또 은행들의 가계대출금리는 지난해말 4년만에 처음으로 대기업대출금리를 추월했다. 가계ㆍ중소기업 대출은 담보ㆍ보증비율이 높다. 위험 낮은 대출에 높은 금리를 적용한 셈이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부문별 가중평균금리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12년 2분기 각각 5%중후반대(대기업 5.43%, 중소기업 5.86%)에서 올해 1분기 3%대(대 3.17%, 중소 3.7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양자간 격차는 43bp(1bp=0.01%포인트)에서 58bp로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61bp로 5년래 최고 폭으로 벌어졌다.

대기업과 가계 대출 금리는 아예 ‘역전’됐다.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로는 줄곧 가계대출금리가 대기업대출금리보다 5~27bp가량 낮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가계가 대기업보다 더 비싼 이자를 물기 시작했고, 올해는 더 심해졌다. 지난해 4분기 가계(3.19%)와 대기업(3.08%)간의 금리차는 11bp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23bp로 커졌다.

은행권의 민간 대출에서의 비중도 가계와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마진률이 높은 상품을 더 많이 판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은행권의 대출잔액 1494조9000억원 중 가계는 48.9%인 731조원, 중소기업은 40.9%인 611조2000억원이었다.

대기업은 10.2%인 152조8000억에 불과했다. 지난 4월말 기준 가계 대출잔액 중 주택담보대출비율은 75.2%이고 중소기업 부문에선 담보(56.2%) 및 보증(13%) 비율을 합하면 69.2%에 달했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의 이시은 선임연구원은 ‘기업금융시장 특징 분석:대출시장을 중심으로’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중은행은 경기 위축에 따른 기업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여신 취급을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소매금융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간접금융을 통한 조달 의존도가 상승하고 있으나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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