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한국 청년 일본 취업 증가, 취업난 때문이란 건 오산
뉴스종합| 2017-08-14 11:34
일본으로 취업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 현황과시사점’의 분석을 보면 일본에서 취업한 한국인은 2008년 2만661명에서 2016년 4만8121명으로 8년 만에 2.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일본은 벌써 몇년전부터 유효인구배율(구인자/구직자)이 1을 넘어 올해 6월 1.37에 달할 정도로 일손 부족상태인데 한국은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취업난에 놓여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일본에 취업한 한국 젊은이의 37.1%가 기술ㆍ인문지식ㆍ국제업무분야에 종사하고 6.4%는 전문직일 정도로 일자리의 질도 좋다.

일본기업들의 한국 청년 선호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 일본 직원보다 업무나 대인관계에 적극적인 데다 영어에 능하고 문화나 언어의 장벽도 쉽게 극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지사 근무를 기피하는 데 반해 한국인들은 서로 나가겠다며 손을 드니 그저 고마워할 뿐이란 얘기도 들린다. 그래서 코트라 주최로 도쿄에서 열리는 ‘한국 인재 채용상담회’엔 트랜스코스모스 등 정보기술(IT) 회사가 절반이나 됐고 서울에서 개최된 채용박람회에는 수십개의 일본 기업들이 부스를 연다. ANA항공, 스미토모은행, 하쿠호도, 다이이치생명 등 굵직굵직한 유명 회사들이다.

일본은 일손 부족 해소와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고급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해 영주권을 주는데 필요한 체류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줄였고 올해는 1년 만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도 만들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직일수록, 연봉이 높을수록, 젊을수록 활짝 문호를 열었다.

지난해 일본의 종업원 10명 이상 사업장의 초임은 평균 20만3440엔(약 210만원)이다. 딱 우리나라 중소기업 초임 수준이다. 게다가 세율도 높고 물가도 비싸다. 외롭기까지하다. 그런데도 일본행을 선택하는 것은 치열한 국내 취업난을 뚫지 못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충분히 다른 이유가 있다. 근로의 질이다.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직장인은 일주일에 평균 3.6번 야근을 하고, 야근 1회당 3시간42분씩 초과 근무를 한다. 주 5일 근무를 한다고 치면 3~4일은 밤 9~10시에 퇴근하는 셈이다. 일본기업은 야간근무나 휴일 특근이 적고 쉬는 날이 많다. 직장인 연평균 근로시간은 1729시간으로 한국(2273시간)의 거의 3/4 수준이다. 그야말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정년이 6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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