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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여름철 건강 ①] 청소년의 습관적인 탄산음료 섭취, 성인병 씨앗 키운다
라이프| 2017-08-16 09:05
- 더운 여름 탄산음료 등 찾는 청소년 많아
- 청소년 4명 중 1명 “週3회 이상 탄산음료”
- 우리나라 청소년의 당 섭취량 ‘과잉 상태’
- “단맛음료 많이 마시면 대사증후군 발생↑”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너무 더워서 견딜 수가 없네요.” 지난 11일 오후 한창 여름 방학을 만끽하고 있던 중학생 이모(13) 군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었다. 옆에 있던 친구 김모(13) 군도 “더워서 목이 탄다”며 달짝지근한 탄산음료를 연신 들이켰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학원을 다녀오는 길”이라며 “무더위를 쫓고 군것질도 할 겸 아이스크림이나 탄산음료를 사 먹을 때가 많다”고 했다.

최근 여전히 날이 더워 시원한 탄산음료 등을 찾는 청소년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김 군과 이 군이 사 먹은 탄산음료나 빙과류 등 아이스크림은 당(糖)을 과잉 섭취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식품들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이온음료 대신 물, 우유 등 건강한 음료를 대신 섭취해 줄 것을 청소년들에게 당부했다. 

주 3회 이상 탄산음료 마시는 청소년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여름에 자주 마시는 콜라, 이온음료, 농축 과일 주스 등 이른바 ‘단맛 음료’가 청소년이 당을 과잉 섭취하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물, 우유 등 몸에 건강한 음료로 대체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최근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하루 물 8잔, 우유 2잔 마시기 외에 커피, 차 등에 시럽이나 설탕을 첨가하지 않기, 가공식품의 영양 표시에 당 함량을 확인하는 것도 당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청소년은 당을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4년 우리국민 당류 섭취량 평가사업’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2∼18세 청소년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80g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많았다.

특히 이 중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량은 57.5g이었고, 그 중에서도 음료류를 통한 당 섭취량이 14.3g으로 가장 많았다. 이보다 어린 6∼11세의 음료류를 통한 당 섭취량이 7.5g이나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가공식품을 통한 하루 평균 당 섭취량 기준을 50g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청소년의 당 섭취는 ‘과잉’에 해당된다. 청소년은 주당 평균 2.8회 ‘단맛 음료’를 마시고, 4명 중 1명 이상(중학생 27.6%ㆍ고등학생 26.5%)은 주 3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을 과잉 섭취하면 비만과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자료에서도 2011년 조사 대상의 12.2%였던 비만ㆍ과체중 청소년은 2015년 15,4%, 지난해 17.3%으로 증가 추세였다.

특히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이 하루 권장 열량의 10%를 초과하면 비만ㆍ당뇨병ㆍ고혈압 유병률은 각각 39%ㆍ41%ㆍ6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식품에 비해 음료를 통한 당 섭취가 많을수록 체중 증가, 심혈관 질환 등 대사 이상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다른 해외 연구에서도 탄산음료를 주 4회 이상 마시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74%가 높았다. 가당 음료 섭취가 많은 그룹에서는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상대 위험도가 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가당 음료 섭취 습관은 비만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여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단맛 음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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