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북, 中 식량 의존도 증가…쌀 수입 3배ㆍ옥수수 32배 급증
뉴스종합| 2017-08-17 16:33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지난해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한 식품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동맹국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SCMP가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한 옥수수는 1만2724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배 늘었다. 바나나 수출량은 지난해 2분기 63톤에서 올해 2분기 1156톤으로 증가했다. 밀가루도 같은 기간 0.6톤에서 7.6톤으로 크게 늘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증류주 수출은 210만 리터(ℓ)에서 950만 리터로 늘었다. 맥주, 과자, 초콜릿, 빵, 비스킷 등의 수출도 증가했다.

쌀 수출량은 세관 수치가 불확실하나 350만톤에서 1100만톤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의 대북 식량ㆍ식품 수출이 증가한 것은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탓이 크다.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에 따르면 2016년 북한의 곡물, 콩, 감자 등 생산량은 540만 톤으로 2014년 590만 톤에서 9% 가량 줄었다. 

1990년대 대기근 발생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식량 위기를 겪어왔다. 올해 3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부족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주민 수는 18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북 식량수출 증가가 북한 경제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ㆍ북한 전문가인 상하이 푸단대학 카이지안 교수는 “북한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암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북한의 시장 수요가 더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자유롭게 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량수입 증가에도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드니대 저스틴 헤이스팅스 연구원은 “북한이 수입하는 식품은 주로 군인이나 고위층이 소비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식품이 수입된다는 것이 반드시 북한이 식량 위기가 없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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