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속탈’ 나는 늦여름 ①] 여름밤 치맥ㆍ피맥 뒤 ‘야식중독’, 성인병 부른다
라이프| 2017-08-19 09:34
-폭염 때 습관 들어 야식 찾는 사람 늘어
-습관적으로 먹으면 야식중독 의심해야
-칼로리ㆍ지방ㆍ나트륨↑…성인병 원인
-습관적인 야식, 스트레스ㆍ우울증 확률↑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말복이 지나며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덥고 습하다.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때 ‘치맥(치킨+맥주)’, ‘피맥(피자+맥주)’ 등을 시켜 먹던 습관이 요즘 같은 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치맥’, ‘피맥’ 등 배달 음식을 계속 시켜 먹게 되면 소화기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개 이런 음식은 짜고 기름진 것이 대부분이다. 음식 속 과도한 나트륨과 칼로리가 각종 소화기 질환과 성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 습관이 되면 우울증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사진설명> 여름밤 찾는 ‘치맥(치킨+맥주)’ 등의 야식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됨은 물론 야식 중독을 야기해 우울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19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치맥페스티벌’ 현장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치킨과 맥주를 맛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이기경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과 기름진 음식을 섭취할 경우 처음에는 뇌 속 중추신경을 자극, 쾌감을 느끼게 된다“며 “그러나 이것이 습관이 되면 이러한 보상 체계가 망가져 야식 그 자체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야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식 중독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야식 메뉴 대체로 고열량ㆍ고지방ㆍ고나트륨=여름밤 식사와 별개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치킨 등의 야식은 위장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야간에는 소화기관의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된다. 때문에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쉽다. 여기에 기름지고 짜고 매운 자극적 음식은 위에 자극을 줘 위염, 위궤양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맥주와 함께 즐기는 치킨, 피자 등의 야식은 대부분 고열량ㆍ고지방ㆍ고나트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 펴낸 ‘외식 영양성분 자료집’에 따르면 감자튀김은 1회 제공량(150g) 당 열량은 460㎉, 지방은 23.6g(46%), 포화지방은 4.6g(31%), 나트륨은 369㎎(18%)이었다. 양념치킨은 1회 제공량(200g) 당 열량은 552㎉, 지방 26.8g(53%), 포화지방 5.4g(46%), 나트륨 805㎎(40%)에 달했다.

대표적인 맥주 안주인 프라이드치킨과 피자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프라이드치킨의 경우 100g 당 열량은 336㎉, 지방은 22g, 포화지방은 4.3g, 나트륨은 344㎎이었다. 피자도 1조각(150g) 당 각 397㎉, 15g, 6.8g, 655.8㎎이다.

이렇게 과다 섭취한 열량이나 지방, 나트륨은 성인 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피자, 치킨 등의 경우 포화지방 함량이 높다. 이러한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이상지지혈증 또는 심혈관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트륨도 혈압 상승, 심근경색, 신장 질환 등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야식 중독 의심되면 원인 찾아야=기름지고 짠 음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습관적으로 이러한 ‘치맥’, ‘피맥’ 같은 야식을 습관적으로 찾는 사람이 있다. 특히 야식에 의존할 경우에는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야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사람 중 상당수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야식을 먹으며 기분을 푼다. 대한비만학회의 연구에도 야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경미한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습관적인 야식 섭취는 일종의 중독 증상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의의 견해다. 실제로 베이컨, 소시지, 치즈케이크 등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 식품이 마약처럼 뇌의 핵심 보상 중추를 지나치게 자극, 쾌감을 유발해 먹지 않고는 못견디는 강박 섭식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의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야식 중독이 악순환을 낳는다는 점이다. 이 과장은 “늦은 시간에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면 몸은 수면시간에도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쉴 수 없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더 악화된다. 다시 잠을 잘 수 없어 야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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