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금융위 “보험 끼워팔기 없애라”…업계 ‘부글부글’
뉴스종합| 2017-08-18 09:46
생활형보험 특약으로만 판매
선택권제한ㆍ과잉가입 부작용
업계, 수익적어 따로 팔면 손해
“강요하면 시늉만 내겠다” 반발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끼워팔기’ 관행개선에 나섰다. 보험료 거품을 빼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명분이다.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끼워팔지’ 않으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반박이다. 정부가 강요한다면 못이기는 척 따르겠지만 시늉만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에 이어 생활형보험(단종보험) 활성화 방침을 정했다. 이는 지난 17일 김용범 부위원장이 ‘공(公)·사(私)보험의 조화로운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하계연합 학술대회에서 단종소액보험을 위해 판매채널과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표명하면서 분명해졌다.


단종 보험은 한가지 보장에 집중해 상품 구조가 단순하다. 하지만 장기·저축성보험의 특약 형태로 주로 판매된다. 예를 들어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6대 가전제품고장수리비보험 등은 월 2000원으로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상해보험에 가입해야만 특약으로 추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들 보험특약의 손해율이 양호해 단독상품으로도 충분히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장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저렴한 단종보험은 낮은 수익에 비해 보상처리 등 손이 많이 가 상해보험 등에 특약으로 끼워 넣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단종보험은 설계사가 아닌 온라인이나 영업점에서 주로 팔려 불완전판매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종보험을 출시 할 수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단종보험 판매를 허용했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진 곳은 롯데손해보험 정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강제할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가져달라는 차원이며 하지만 업계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야 할 것”이라면서도 “전세금보장보험 확대 대책 등은 상반기에 마무리했고 나머지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전세금보장보험은 공인중개사 보험대리점이 3월 35개에서 7월 116개로 증가하면서 판매 실적이 크게 늘었다. 전세금보장보험 가입건수는 2015년 1만4156건에서 2016년 1만5705건, 2017년 7월 이미 1만389건에 달한다. 올해는 증가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전세금보장보험에서 자신감을 얻은 금융위는 단종보험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에서 여행자보험을 판매하고 인터넷 구매사이트에서 보증기간연장보험을 판매하는 등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가입서류․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을 육성해 다양한 신상품 출시를 독려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국민들이 불필요한 보험까지 과잉 가입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으며 사회적 위험에 대한 보장 공백도 발생한다”며 보험업계에 경고했다.

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