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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어려우면 ‘셋집’이라도....전세시장 달아오른다
부동산| 2017-08-18 10:07
이사철ㆍ재건축이주 등 겹쳐
전세자금은 대출규제 미적용
정부 임대차 규제강화도 임박
수도권 입주물량 안전판 기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갈 조짐이다. 가을 이사철과 재건축 이주, 전세자금 대출 규제 미적용 등이 자극요인이다. 다만 수도권 입주물량은 변수다.

올해 서울 전세 가격은 지금까지는 꽤 안정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6년 8월~올해 8월) 전세가 상승률은 2.7%로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같다. 이전 2개년(2014년 8월~2015년 8월, 2015년 8월~2016년 8월) 동안 각각 7.0%와 10.1%나 폭등했던 ‘미친 전세’가 분명 진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자극요인이 점차 쌓이고 있다.

[사진=123rf]

우선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집값 하락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4% 하락했다. 7일 기준 조사(0.03% 하락)에 비해 하락폭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면 실수요자는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전세자금 대출은 주택대출한도축소 규제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지역 공인중개업소에는 전세 문의가 늘고 호가도 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옴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강남 지역 재건축 이주 수요다. 내년 부활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다수의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 무지개아파트(1100 세대), 강동 둔촌주공(5900 세대) 등이 이주 중이고, 강남 개포주공4단지(2800 세대)도 내달 이주를 앞두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5000여 세대), 청담삼익(880 세대), 상아2차(480 세대), 방배경남(450 세대) 등도 연내 이주를 개시할 예정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에는 낮은 전세가격으로 거주했던 세입자들이 많다. 매매보다는 전세로 갈 확률이 높다.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전망 역시 자극요인이다. 주로 임대차계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제를 예상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집주인이 한꺼번에 전세가격을 올릴 유인이다.

그나마 하반기부터 쏟아지는 수도권 입주물량은 전세시장의 불길을 잡을 소방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입주 물량은 올해 29만 가구, 내년 31만 가구에 달한다. 10년 평균(19만5000가구)치를 크게 웃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정부가 내달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기 전까지는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후 다주택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을 시장에 내놓거나, 수도권 입주물량이 풀리게 되면 전세 시장의 불안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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