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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BNK를 보니…이제 자본주의에도 ‘촛불’을
기사입력 2017-08-22 11:21 작게 크게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과정이 점입가경이다. 전직 대통령의 고교동문으로 알려진 71세 고령의 옛 경영자와, 불법 혐의로 기소된 전직 최고경영자의 최측근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낙하산’과 ‘적폐’의 대결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 등 CEO 선임과정에서 잡음이 나는 회사들은 대부분 ‘주인 없는 회사들’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은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실제 ‘주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주의 역할’이 없을 뿐이다. 잡음 기업들의 최대주주 단골은 국민연금, 국책금융기관이다. BNK의 최대주주도 국민연금이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뭔지 모를 정도의 수준도 아닐 텐데 실제 의사결정은 이들이 하지 않는다. 연기금의 경우에도 담당 정부부처 그 위로는 최고권력기관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적어도 지난 정부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물론 형식은 갖춘다. 요즘 ‘주인 없는’ 기업들도 대부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최고경영자를 뽑는다. 임추위 구성을 보면 일부 주주대표들도 있지만 사외이사들이 대부분이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추천한다. 사내이사는 거의 모두 최대주주가 선임한다. 이사회 전체를 최대주주가 임명하는 구조다. 결국 사외이사가 사실상 임명권자인 최대주주와 사내이사를 견제하는 셈이다. 최대주주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낙하산’이 내려온다. 일단 ‘낙하산’이 떨어지면 내부견제 장치는 무력화된다.

이사에 대한 1차 견제는 감사다. 하지만 대기업들을 보면 감사 역할까지 사외이사가 하는 경우가 많다. 상근감사를 대신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이러니 감사기능 역시 이사회 또는 최대주주 영향권이다. 감사마저 ‘낙하산’이라면 견제는 사라지고 ‘타협’만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가장 강력한 견제장치는 주주총회다. 하지만 지배주주가 아닌 일반주주의 이사회 견제가 쉽지는 않다. 이사해임을 위해서는 의결권 2/3가 필요하다. 이사회 밖 주주는 경영정보도 늦고, 주주들간 연대도 어렵다. 전자투표제가 의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동시주총’ 탓에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은 제한되기 일쑤다.

소수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들의 지배구조 개편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뒤에 숨어 민간기업 주주권을 왜곡시키는 ‘보이지 않는’ 권력들 역시 ‘적폐’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국영화나 공영화를 시키는 게 떳떳해 보인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을 댄 주주들은 정당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기본권이 보장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주권 행사가 자유롭고 투명하지 못해 기업지배구조가 왜곡되고, CEO 선임을 두고 ‘꼴불견’이 벌어진다.

‘촛불’ 민주주의에 큰 의미를 두는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개헌에서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 강화를 화두로 제시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액주주 운동과 지배구조개선 펀드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민주주의 만큼이나 자본주의도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지켜져야 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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